뮤지컬 한 편에 동화가 네 편이나 담긴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
미녀가수 바네사 윌리엄스가 푼수기질이 농후한 마녀로 나오는 ‘숲 속으로’ (Into the Woods)의 무대는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음에도 ‘신데렐라’, ‘잭과 콩나무’, ‘빨강망토’, ‘탑 속의 라푼젤’의 예쁜 세트와 주인공들로 채워져 있다. 동화를 패러디해 새로운 이야기를 끄집어낸 이 뮤지컬은 그래서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즐기기에 손색없다.
동화의 뼈대에 코미디가 살로 붙어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무대에는 해설자가 등장해 꼬인 이야기를 풀어주며 가끔 극 속에 개입해 웃음을 선사한다.
이야기는 이렇다. 아이 낳는 것이 소원인 어수룩한 빵집 부부가 마녀의 심부름을 한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와 잭의 흰소 그리고 빨강망토의 망토와 라푼젤의 머리칼을 구해오면 아이를 낳게 해준다는 조건. 이들 부부가 숲 속에서 각 동화의 주인공들(모두 한마을의 이웃사촌이다)을 만나면서 우여곡절 끝에 이 보물들을 구해 마녀에게 바치지만 사실 마녀는 자신의 추한 모습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이들을 이용한 것.
1막은 이렇게 끝나고 2막은 약간 심각해진다. 콩나무를 타고 하늘에 오른 잭 때문에 거인이 죽으면서 거인의 아내(역시 거인)가 복수를 위해 마을로 내려온다. 궁전과 집들이 쑥대밭으로 변하고 많은 사람이 죽으면서 주인공들은 공황에 빠진다. 위기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원망하며 반목하던 이들은 결국 힘을 모아 거인의 아내를 물리치고 평화를 찾는다.
지극히 단순한 이야기지만 무성한 숲을 옮긴 듯한 세트와 변화무쌍한 조명효과, 배우들의 천연덕스런 연기를 보면 3시간 가까운 공연이 지루하지 않다. 특히 기존에 알고 있던 동화가 비비꼬이며 터져 나오는 코미디가 순발력 있고 경쾌하다.
귀여운 이미지의 빨강망토는 큰칼을 찬 불량소녀고 아름다운 라푼젤은 정신이 오락가락하며 신데렐라의 왕자님은 바람기가 농후해 끝내 이혼 당한다는 식의 웃음이 녹아있다. 귀를 사로잡는 멜로디는 부족하지만 바네사 윌리엄스, 로라 베난티 등 출연진의 잘 익은 가창력은 듣기에 시원하며 무대 바깥 스크린에 영사되는 이미지가 신비감을 자아낸다. 상복도 많아 토니상, 뉴욕드라마비평상, 드라마데스크상 등에서 베스트뮤지컬상 등을 탄 작품이다.
공연은 다운타운 뮤직센터내 아맨슨극장(135 N. Grand Ave.)에서 3월24일까지 계속된다. 공연시간 매주 화∼금요일(밤 8시), 토(오후 2시, 8시), 일(오후 2시)추가공연 3월7, 14, 21일(오후 2시), 2월24, 3월4일(밤 7시30분)
티켓 25, 30, 35, 45, 55, 60, 65, 70달러. 문의 (213) 628-2772. (213) 972-7231 jjrh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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