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연말연시 분위기가 거리마다 물씬 풍긴다. 라커펠러 센터 앞의 대형 크리스마스 점등식도 며칠 남지 않았고 미리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려는 분주한 발걸음이 화려한 샤핑몰로 들어서고 있다.
특히 코앞으로 다가온 추수감사절을 지내고 나면 앞으로 한두 달 동안 본격적인 연말연시 행사와 모임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여기저기 인사차 한번쯤은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 곳을 비롯해 올해도 자신을 잊지 않고 불러주는 여러 고마운 모임에 참석해야 하는 일 또한 많아진다. 이러한 모임에 참석하다 보면 해마다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모두들 경쟁이라도 하듯 화려하고 큰 모임을 선호하다보니 참여 인원보다 행사장 규모는 훨씬 크고, 준비된 음식 또한 넘쳐 난다는 것이다. 잔치 음식이 모자라는 것만큼 더 크게 흠 잡히는 일도 없다지만 음식이 넘쳐도 너무 넘쳐난다.
이는 대형 연회장에서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다소 규모가 작은 모임에서조차도 행사의 성격답게 멋지게 뷔페로 차려진 음식의 절반은 남아도는 일이 흔하다.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고 참석한 모임에서 소위 `아줌마 근성’을 발휘해 남은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가져가기에도 체면상 민망한 자리이고 보면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음식이 손님이 먹는 음식보다 많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풍요로운 미국에서 살고는 있지만 `우리가 언제부터 그렇게 풍족하게 살았던가?’ 싶을 정도로 연중행사를 핑계로 너무 큰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볼 일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성실하게 살아도 하루 한끼를 걱정해야 하고 다음 달 아파트 임대료가 없어 하루살이를 위협받아야 하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가정이 많다는 것을 기억하자.
더군다나 단기간에 이곳저곳 참석하는 모임마다 거의 똑같은 음식을 계속해서 먹다보면 연말연시가 지난 뒤 잔치음식은 쳐다보기도 싫어질 정도로 지겨워진다.
매년 검소한 연말연시 모임을 갖자고 외쳐 보지만 말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소찬이라도 뭔가 나름대로 독특함을 살려 손님을 대접하는 것이 그저 그런 뻔한 형식적인 모임보다 오래도록 손님의 기억에 남는 따뜻한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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