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투갈이 낳은 축구스타 루이스 피구(30·레알 마드리드)가 친정팀 FC 바르셀로나의 안방에서 또 다시 수난을 당하면서 피구를 둘러싼 두 클럽간 감정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피구는 지난 23일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인 누캄프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정규리그에서 후반 30분 코너킥을 하려다가 관중들로부터 위스키병과 라이터, 돼지머리 등 온갖 이물질로 두들겨 맞는 수모를 당했다. 이로 인해 경기는 13분간 중단됐다.
피구가 누캄프에서 집단 몰매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0년 7월 당시 이적료 세계신기록인 5,600만달러에 바르셀로나에서 마드리드로 전격적으로 이적한 피구는 3개월만에 가진 첫 친정 나들이에서 팬들의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피구는 자신을 ‘배신자’로 낙인찍고 신변 위협까지 마다하지 않는 친정팀 팬들의 난동이 두려워 그간 바르셀로나 원정경기에 결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주 한국원정을 다녀온 레알 마드리드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가 독감증세를 보이고 있어 할 수 없이 바르셀로나 원정에 동행했다가 또 다시 봉변을 당한 것이다.
바르셀로나 팬들이 피구에게 느끼는 배신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포르투갈 스포팅 리스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 95년 FC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뒤 두각을 드러낸 피구는 스페인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원하는 카탈루냐 주민들 사이에 ‘영웅’으로 추앙받았으나 2000년 6월 유럽선수권에서 포르투갈이 4강에 오른 직후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고 마드리드로 옮기면서 바르셀로나의 ‘공적’으로 전락했다. 오랜 라이벌 의식에 뿌리깊은 지역감정까지 맞물린 이날 맞수 대결은 0-0으로 끝났지만 경기 후 피구는 물론 양팀 구단주까지 싸움에 가세하면서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피구는 “바르셀로나가 전 세계에 이런 이미지를 남긴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쏘아붙였고 마드리드 구단과 지역 언론들도 바르셀로나의 ‘미친 짓’을 개탄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바르셀로나측은 “피구의 일은 자업자득”이라며 “피구가 먼저 건드렸기 때문에 팬들이 반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유럽축구연맹(UEFA)은 곧 회의를 소집해 징계 여부 및 재발방지 대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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