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 2002년은 ‘호나우두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일월드컵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꺼져가던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라는 명성을 되살렸고 고국 브라질에 통산 5번째 우승의 영광을 안겼다. 월드컵 득점왕으로 골든슈를 받았고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으며 유럽최우수선수에 수여되는 골든볼도 수상했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받고 지난 수년간 몸담았던 인터밀란(이탈리아)에서 금세기 최고의 팀이라는 초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한 것도 2002년 호나우두(26)를 찾아온 복(福)중에 하나였다.
지난 1996년과 97년 2년 연속 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승승장구하던 호나우두의 첫 시련은 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에서 찾아왔다. 비록 호나우두는 이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돼 골든볼을 받았으나 홈팀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의문의 질병증세를 나타내며 무기력한 경기를 보였고 브라질은 0-3이라는 악몽 같은 참패를 당했다. 호나우두는 이후 고질적인 무릎부상에 시달리며 다음 4년 동안 부진을 거듭, 세계 최고의 선수로서의 명성이 막을 내리는 듯 했다.
하지만 호나우두는 이번 월드컵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대회 직전까지도 컨디션이 100%가 아닌 것처럼 보였으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현란한 드리블과 동물적인 골 감각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킬러본능을 과시하며 세계 최고의 골게터로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2골을 터뜨리는 등 총 8골을 터뜨려 1970년 당시 서독의 게르트 뮐러가 10골을 뽑아낸 후 32년 만에 최다골의 주인공이 됐다. 비록 월드컵 최우수선수(골든볼)의 영예를 ‘전차군단’ 독일을 결승에 올려놓은 ‘거미손’ 수문장 올리버 칸에 내줬으나 이 월드컵 활약에 힘입어 호나우두는 생애 3번째 FIFA 올해의 선수를 따내 레알 마드리드 팀 메이트인 지네딘 지단(98년.2000년 수상)을 제치고 이 부문 최다 수상기록도 세웠다.
지난 9월 4,500만유로의 이적료에 인터밀란에서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한 호나우두는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축구권위지 월드사커와 프랑스축구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와 ‘올해의 유럽축구선수’에 각각 선정되는 등 각종 상을 휩쓸어 96, 97년에 이어 커리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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