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한인들의 파산 신청이 속출하고 있다.
한인 파산 전문변호사들에 따르면 최근 크레딧 카드를 과도하게 사용하다 빚을 갚지 못하거나 은행에서 대출 받았다가 부채상환 능력이 없어 아예 파산신청을 하는 한인들이 지난해 보다 30%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 9.11테러 사태이후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려 온 델리, 네일살롱, 무역상 등 소규모 자영업의 파산 신청이 올들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1월까지 맨하탄에서 델리 가게를 운영했던 박(38)모씨는 "최근 2년 새 불어닥친 불황 여파로 은행 융자로 차렸던 델리 가게를 더 이상 지탱할 수가 없어 파산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하고 "델리 업계의 경우 경기 회복만 기다리며 안간힘을 쓰던 업소들이 올들어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채 문을 닫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푸념했다.
브롱스에서 무역상을 경영했던 김(43)씨도 "크레딧 카드회사와 은행에서 빌린 융자를 상환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갈수록 이자 빚만 더 쌓이는 데다 사무실 렌트까지 석달 째 못내는 등 더 이상 운영해봤자 방법이 없을 것 같아 파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파산신청 바람은 현재 연방의회에 계류 중인 새로운 파산 규제법안(Bankruptcy Overhaul Bill)이 곧 시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둘러 파산을 통해 부채를 청산하려는 한인들이 늘고 있어 더욱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새 법안은 파산법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인들의 파산 신청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신응남 파산전문변호사는 "지난해 중반부터 점차 증가 추세를 보였던 한인들의 파산 문의가 올들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미국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없는데다 곧 시행될 예정인 파산 규제법안 등으로 앞으로 이같은 현상은 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파산 신청을 할 경우 신용불량자 기록이 지워지기 위해서는 7∼10년이 소요되며 한번 파산 신청을 한 사람은 5년 동안 어떠한 이유로도 파산 신청을 할 수 없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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