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세 전문인력, 한국식 기업문화. 운영 시스템 적응못해
한국계 지상사에 취업한 한인 1.5세, 2세 인재들의 이직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유능한 현지 인력들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한국 대기업들의 ‘현지화’ 프로그램이 아직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5월 아이비리그인 코넬대를 졸업하고 한국계 지상사인 A사에 입사했던 안모(24)씨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직했다. 안씨는 당시 미국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부모들이 적극권유해 이 회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적고 장래에 대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 회사를 떠났다.
뉴욕주립대에서 MBA를 마친 최모(30)씨도 한국에서 온 주재원 상사와 직장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을 빚으면서 2년만에 그만두고 말았다. 최씨는 "한국 본사 의존도가 높아 한가지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일일이 본사의 허락을 맡아야 하는 운영 시스템에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외에 능력에 관계없이 현지 채용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재상사원에 비해 저급한 대우를 받는 풍토 또한 1.5세 2세들이 지상사를 떠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인력 고용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계 지상사에서 근무하는 한인 1.5세, 2세 인력 가운데 일부는 취업한 지 3개월 이내에 그만두고 상당수는 1~2년 지나면 이직을 희망하고 있다.
헤드헌터사인 ‘HR캡’의 김성수 사장은 "한국 기업문화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미국기업에 비해 급여와 승진 기회가 적다는 점 때문에 오래 못가고 퇴직하는 일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 SK글로벌, 한화 등 뉴욕일대의 한국계 지상사들은 각각 연간 100명 안팍의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97년 이후 독자 경영을 표방하거나 미국기업의 인사 평가 및 운영 시스템을 도입해 현지화 노력을 꾸준하게 추진해오고 있다.
LG전자 박철용 차장은 "주재원의 수를 줄이고 현지 인력을 계속 채용하고 있지만 한국기업에서 성공하려면 진득하게 일을 해야 한다는 한국식 기업 문화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입사 초기에 일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은 미국 기업보다 한국기업들이 오히려 유리하다. 희망자에 따라서는 한국으로 발령을 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주찬 기자> jc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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