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요? 테러가 따로 없습니다." 베테랑 콜 택시기사인 박 모(42)씨의 푸념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만 해도 회사에 내는 각종 사납금을 넣고도 어느 정도 생활을 유지했지만 요즘엔 하루종일 달려도 사납금을 빼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 손님을 못 태우고 빈차로 대기하는 날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슨하이츠에서 청과상을 운영하는 김모(41)씨는 "어제는 문을 열고 점심 나절까지 손님이 스무명도 다녀가지 않았다"며 "지난 연말이후에는 점포 유지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플러싱에서 잡화상을 하는 정모(43)씨도 "1월부터 손님 수가 부쩍 줄어 최근엔 거의 개점휴업 상태"라면서 "하루 하루 피가 마른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날씨가 풀리면서 경기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게 정부 발표지만 정작 플러싱 등 퀸즈 지역의 한인 자영업자들은 9.11 테러 한파를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소비가 위축되면서 매출액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이 지역 상인들의 공통된 주장이다.이같은 분위기는 맨하탄 지역 한인상가에서도 똑같이 연출되면서 불경기가 아예 고착화되는 게 아니냐는 푸념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실 해마다 봄이 시작되는 3월을 전후해 브로드웨이 도매업소마다 로컬 소매상인들은 물론 타주에서 온 소매상들로 북적였으나 올해엔 찬바람이 불면서 썰렁한 분위기다.
맨하탄 브로드웨이상가에서 7년간 잡화를 취급한다는 상인 김 모씨(52)는 "장사길에 나선이래 올해처럼 경기가 나쁘기는 처음"이라면서 "예년 같으면 이맘때 쯤 하루 평균고객이 수십 명에 달했는데 올해엔 3∼4명도 채 안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맨하탄 32가 지역도 상점마다 각종 할인혜택과 사은품을 제공한다는 광고물이 현란하게 내걸려 있지만 정작 상인들의 얼굴에서는 풍성함을 찾아볼 수 없다.
주말마다 샤핑객들이 타고 온 자동차들로 하루 종일 몸살을 앓던 32가 주변 도로가 이달부터는 원활한 소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지역 상인들의 설명이다.
32가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박모(34)씨는 "파격적인 세일행사를 해가며 경기를 부추겨 보지만 역부족"이라며 "매출이 지난해보다 30∼40%는 떨어지는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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