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의 눈
▶ 정지원 <취재부 차장대우>
진정한 골퍼들의 시즌은 4월 조지아주 어거스타에서 열리는 ‘매스터스’(The Masters) 토너먼트의 중계를 보며 시작된다.
남자 프로 골프투어의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매스터스가 골프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불리는 이유는 이 대회가 고집하는 전통(Tradition) 때문이다. 매스터스 대회를 주최하는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회원들은 ‘전통’을 병적으로 중요시 여긴다.
먼저 클럽 회원들과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그린 자켓’(말 그대로 초록색 자켓)은 시상식을 제외하고는 절대 클럽 하우스 밖에서 입을 수 없다. 클럽 회원들은 전원이 남성들이다.
대회를 중계하는 CBS 방송국은 중계시간동안 광고를 한 시간에 4분으로 고정해야 하며 광고주 또한 캐딜락 자동차와 시티그룹에만 국한된다. 아나운서들 역시 단어 선택을 잘 해야 된다.
수년전 CBS 방송국의 아나운서인 게리 맥코드는 "어거스타 골프장의 그린은 마치 누가 비키니 왁스를 발라놓은 것처럼 미끄럽고 빠르다"라는 농담 섞인 한마디를 방송 중에 했다는 이유로 주최측으로부터 영구 출연 금지령을 받기도 했다.
이와 같이 ‘전통’을 중요시여기는 매스터스 대회가 최근 들어 일부 사회 단체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자 회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클럽의 정책에 대해 여성 인권 단체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심지어는 뉴욕 타임스까지 사설을 통해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잘못된 전통은 물론 바뀌어야 된다. 그러나 전통이 없었더라면 매스터스 대회가 과연 오늘의 권위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역사는 전통을 낳고 전통은 권위를 낳는다. 역사를 무시하고 개혁만 주장하면 전통과 권위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 요즘 부쩍 목소리가 높아지는 서울의 ‘개혁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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