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감·무기력증… 정신과병원·점집찾는 한인 늘어
경기침체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한인 사회 전반에 ‘불황 증후군’이 확산되고 있다.
스트레스로 정신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점’ 집을 찾는 한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취업난과 경제사정 때문에 학교를 휴학하거나 아예 포기하고 구직에 나서는 한인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맨하탄에서 무역업체를 운영하는 최모(43)씨. 최씨는 최근 이유없는 두통과 불면증, 체중감소 등에 시달려 내과를 찾았다. 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는 의사의 권유로 정신과를 방문했다. 전문의가 진단한 최씨의 병명은 ‘가면 우울증(masked depression)’.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불안감과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신종병이다.
뉴욕일원 한인 정신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요즘 이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 문을 두드리는 한인 환자들이 병원마다 하루 평균 5∼6명에 달하고 있다.
김해암 정신과 전문의는 “주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던 우울증이 요즘에는 사업 경영난이나 경제난 등에 시달리는 남성에게까지 급속히 번지고 있다”며 “일부 환자 중에는 감당하기 힘든 불안감으로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점 집이 다시 북적거리는 것도 불황과 무관하지 않다.
플러싱 소재 A철학원엔 요즘 하루 20여명의 손님들이 들어오고 있다.
철학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경제적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 전반에 심리적인 불안감이 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사업 진로에 대한 불안감으로 들리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불황 증후군은 한인 젊은이들에게도 파고들었다. 최근 불황이 장기화되자 졸업 후에도 취직이 어려울 것을 염려한 한인 대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부모 사업을 돕거나 임시직을 찾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 송순호 뉴욕시교육위원은 “최근들어 한인 대학생들 사이에 ‘휴학 바람’을 연상케 할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학업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자기개발 차원에서 휴학을 많이 했지만 요즘에는 취업과 경제적인 이유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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