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성격도 다양한 여러 단체나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모임이 시작되기 전 관계자들에게 여유 있게 몇 마디라도 더 물어보려고 기자들은 가능하면 정해진 시간보다 비교적 일찍 예정된 장소에 도착하려 애쓰는 편이다.
한인사회내 모임은 공식 기자회견에서부터 단체의 정기 또는 긴급 이사회, 총회, 일반성격의 모임, 홍보, 친목 모임 등 다양하다. 하지만 수많은 한인단체의 모임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정해진 시간에 모임이 시작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뿐 아니라 기다리던 참석자들 가운데 누군가가 반드시 "밥부터 먹고 합시다"를 외치고 그때부터 밥상 잔치가 먼저 벌어지는 것이다. 모임의 일차적인 목적은 잠시 뒤로 밀리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식사를 하다보면 한잔씩 반주가 오가야 제 맛이라는 한인들이 많아 저녁모임이면 기자회견이고 뭐고 할 것 없이 식탁에 술병도 올라온다.
이럭저럭 시간이 흘러 정식으로 일정이 시작되자면 예정시간보다 보통 1~2시간 지연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원고 마감 시간에 쫓기는 기자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가장 곤혹스러울 때는 지저분한 음식 접시와 밥그릇 등을 카메라 앵글이 피해 갈 수 없는 경우다. 술병과 밥그릇을 치우려고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늦게 온 사람에게는 잠시 식사를 멈춰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물론 생업에 매달려 피곤에 지친 일상을 끝내고 봉사자로 활동하는 단체의 모임에 나온 늦은 시간이니 허기가 져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자주 있다보니 참석자들은 으레 `지금 가봐야 시작도 안 하는데 뭘~,’ `밥
부터 먹고 있을 텐데~’라는 생각으로 약속시간에 제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예정된 시간에 시작하는 모임은 줄어든다.
오히려 높은 사람일수록 약속보다 늦게 나타나야 품위가 유지되는 듯한 풍토까지 있는 것을 보면 내 시간이 소중한 만큼 남의 시간도 값지게 여기며 사는 한인사회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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