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없는 신용대출 운영수년 전부터 한인은행들 마다 선진 금융을 표방하며 앞다퉈 신용대출 서비스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계 대형 은행들의 예를 일일이 들어가며 신용 대출 관행을 외우듯 설파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은행들의 신용대출 운영안은 기자들 머리에 구구절절 박힌 보도자료가 됐다.
그런데 이러한 은행방침 만큼이나 뇌리 속에 인식된 게 있다. 얼마 전 50대 중년의 한인 자영업자로부터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대뜸 "기자들은 은행들이 발표하는 내용을 무작정 받아 적기만 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그만 상점을 10여 년째 해왔다는 그는 지난해 10월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한인은행들의 신용대출 광고를 접하고 이제야 은행들이 제대로 대출 정책을 펼치나 싶어 가슴이 트였다 했다.
하지만 기쁨은 이틀도 가지 못했다. 신청을 하고 다음 날 은행을 찾았지만 은행 관계자의 대답은 간단했다. "사업 규모가 너무 작네요" 발길을 돌린 지 4개월 여. 신문에 은행들이 신용 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내용이 연이어 장식되자 ‘정말 바뀌었나’ 하고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은행측의 답은 그를 당혹스럽게 했다. 대출을 받으려면 고액의 적금을 하나 들든지 정기예금을 매입하라는 것이었다. 또 평균잔고를 얼마까지는 유지해달라는 주문도 했다고 한다.
"그런 돈 있으면 대출을 왜 받겠어요. 좀 안되겠습니까. 저만큼 신용 있는 사람도 드물잖아요." 담당자는 이맛살을 찌푸리더니 약속이 있다며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이같은 사례는 비단 한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자영업을 운영하는 한인들이라면 한번쯤 겪어 본 경험일 것이다.
이달 초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발표한 은행별 영업실적 발표만 보더라도 신용대출에 대한 한인 은행들의 인색함은 한 눈에 드러난다. 우리, 조흥, 브로드웨이내셔날뱅크, 리버티, 팬아시아 등 5개 한인은행들의 지난해 12월말 현재 담보대출은 모두 4억4,857만 달러로 집계, 총대출(5억7,857만달러)중 77.5%를 기록했다. 반대로 신용대출은 1억3,000만달러에 그치
며 총 대출의 22.5%를 차지했을 뿐이다.
한인 고객들의 적극적인 이용을 바란다는 광고를 시간이 있을 때만 외쳤던 한인은행 대출 운영의 현주소다.앵무새처럼 되풀이되는 신용대출 방안, 그리고 한쪽에서는 운영자금을 융통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한인 업자들. 이 모습들이 오버랩되지 않을 때는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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