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의 아픈 기억이 있는 뉴욕은 이번 이라크와의 전쟁에 다른 도시보다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한 것 같다.
과거와 달리 몇 나라만의 전쟁이 아니라 지금은 무차별, 무분별한 테러 위협에 지구상 어느 한 구석도 안전한 곳이 없다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겉으로 위장된 평화 속에 사람들은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사랑도 나누지만 얼만큼의 머리카락은 포탄이 떨어지는 전장 소식에 꺼들려 있다.
래 묵은 경제 불황과 테러 경보 속에 불안한 마음을 털어 버리려고 너털웃음을 웃고 오버액션도 하다보니 이러한 돌출 행동이 눈앞에 보이기도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4년부터 1920년대에 나타난 필사적인 쾌락 추구의 생활상은 모두 두려움과 불신을 씻고자 나타났던 사회 현상이었다. 1차 대전 이전의 점잖은 여성과 반대로 왈가닥 여성들의 활동상이 두드러졌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39년부터는 전쟁 무기 생산을 위한 직장을 가진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며 모피 코트와 다이아몬드를 현금으로 사는 등 겉으로는 대공황의 문제점이 해결되는 것 같으나 과소비가 늘었고 그 역시 심적 불안 노출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전쟁도 이라크에 이어 다음 차례는 북한이라는 우려를 한국 국민은 물론 뉴욕 한인들도 하고 있다.
요즘 한국의 백화점에서는 남성들 넥타이 색깔이 핑크, 노랑, 주황 등 밝은 색상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한다. 이런 현상은 반미시위, 미군철수, 장기화된 불경기, 전쟁 공포 등에 대해 기분 전환용으로 남성들이 화려하고 과감한 패션을 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힘있는 자들의 선택에 우리의 삶이 휘둘려 오는 이 상황에서 소시민인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 아무 것도 없다.그러다보니 한국에서는 엽기적(獵奇的)인 문화가 인기를 끌고있다 한다. 조폭, 섹스, 배설 등을 주제로 한 엽기만화, 엽기코미디, 엽기영화 등을 보면 ‘으악’ 하는 것도 있지만 통렬한
풍자의식이 깃든 상쾌한 엽기도 있다.
얼마 전, 서울에 있는 조카가 인터넷에서 인기 짱이라며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정효찬 교수가 <미술의 이해>란 과목의 2002년 2학기 기말고사에 출제한 내용 전문을 보내왔다. (그후 정 교수는 파격적 미술 시험 문제로 인해 해임되었으나 한양대에 전격 초빙돼 대학가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다)
시험 문항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너무 소심해서 상대의 얼굴도 제대로 쳐다볼 수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키스법은? 1.기습형 2.할까 말까형 3.게임형 4.간접키스형▲이 교실에서 선생님 다음으로 나이 먹었다고 우기는 금속공학과 96학번 김봉진 옹의 미술관을 간 횟수는? 1.한번 정도 2.두번 정도 3.여자친구 생일마다(한번도 못가봄) 4.여자친구 생일마다(일년에 다섯번씩)
▲어느 설문조사에서 ‘살아가면서 가장 하고싶은 말,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이 선택한 답은? 1.당신이 최고야 2.건강하세요 3.자자 4.사랑합니다▲세 명이 치는 점 백원짜리 고스톱에서 20점으로 쓰리고에, 피박에 그리고 광박에 흔들어서 났다면 총 얼마의 수입이 생기는가? ▲머리아파서 50문제는 도저히 ( ) 내겠다. 1.밥 2.못 3.혀 4.빚
고리타분하고 정형화된 틀에 사로잡힌 일부 학계·예술계 풍토에서 이런 교수에게 배우는 학생들은 참으로 열린 아이디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자유 정신이 모방 아닌 진정한 창조를 만들어낸다.
괴이한 것에 흥미를 느끼고 그를 따라 하는 엽기가 요즘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혐오스럽고 불쾌하게 만드는 엽기만 아니라면 이런 정도의 애교 있는 엽기는 뉴욕 한인사회에 수용해도 괜찮을 것이다.
한인사회의 수많은 단체나 모임 등에서도 자유로운 아이디어, 열린 가슴의 소유자가 리더가 되고, 회원이 되면 그곳에서는 불신도, 다툼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테러의 위협에, 전쟁의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을 것인가. 엽기일지라도 꽁꽁 닫힌 한인들의 눈과 마음을 열겠다면 그것은 때로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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