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8만여명 상경 한-칠레 FTA 저지
민노총 1,000명도 손배ㆍ가압류 철폐
서행운전 고속道체증 일부 경찰과 충돌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저지를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농민들과 손배ㆍ가압류 및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등 8만여명이 19일 오후 서울 도심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집회와 거리행진을 벌였다.
경찰이 폭력시위를 막기 위해 공병, 쇠파이프 등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농민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대규모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연대(상임대표 송남수)는 19일 오후 2시부터 전국에서 2,000여대 버스로 상경한 농민 8만여명(경찰추산 6만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여의도 한강둔치,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등지에서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농업정책을 강력 비난했다.
농민연대 송남수 상임대표는 “농업 정책실패와 농산물 수입개방 확대, WTO 농산물 협상 등으로 농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다”며 “한ㆍ칠레 FTA 국회 비준 추진 중단을 위해 400만 농민이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민연대측은 이날 ▦세계무역기구(WTO)와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ㆍ쌀 수입개방 반대 ▦한ㆍ칠레 FTA 국회 비준 추진 중단 ▦농업 및 농촌을 살리기 위한 농업투자 계획 및 재원 확보 등 10개 항을 정부에 요구했다.
한강둔치에 모인 농민들은 집회 도중 15㎙크기의 대형 WTO기를 붙태웠으며 집회를 마친 뒤 2만여명은 마포구 공덕동 로터리까지 행진했고, 나머지 농민들도 오후 5시 여의도 공원 일대 3㎞를 돌며 시위했다. 대학로에서 집회를 마친 농민 6,000여명도 종묘공원까지 행진, 서울 도심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경찰은 이날 여의도 일대에 8,000명, 마로니에 공원에 6,5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공병 147개, 쇠파이프 50여개, 각목 86개 등을 압수하고 전국 각지에서 시위 관련 폭력용품 2,200여 개를 압수했다.
또 농민을 태우고 상경하던 버스들이 서행운행을 하면서 오전 한때 고속도로 구간별로 정체 현상이 빚어졌으며,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시위용품 압수수색을 하면서 경찰과 농민들이 몸싸움이 벌어져 10여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노총 조합원 3,0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역 앞에서 ‘손배ㆍ가압류 및 비정규직 차별 철폐 결의대회’를 갖는 등 전국 11개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뒤 종묘공원로 행진한 농민들과 함께 저녁까지 시위를 벌였다.
민주노총은 “정부는 ‘불법시위하면 진행중인 협상도 중단하라’고 협박하면서도 손배ㆍ가압류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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