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간 아름답기로 최고의 명성을 떨쳐온 캐나다 로키산맥은 1883년 가을 세사람의 철도 노동자들이 앨버타주 동쪽에서 온천을 발견함으로써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탄생했고 세계 3대 공원으로 꼽히고 있다.
지금부터 115년전인 1889년 영국의 여행작가 더글라스 슬라덴은 로키 마운틴을 처음보고 새로운 스위스를 찾아냈다고 할 정도로 감탄한 곳이다.
협곡, 온천, 호수와 폭포, 만년설 그리고 넓은 초원과 동물, 야생화, 모든 것을 다 갖춘 이곳은 관광객은 물론 특히 사진작가들의 최고의 순례지이기도 한다. 사진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장소, 절기, 시간, 기후 등 모든 조건이 맞아야 하고 여행 계획도 치밀해야 하며 장비도 제대로 갖춰야 할 뿐 더러 탐험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캐나다 여행은 그리 험난할 것 같
지는 않아 아내에게 여행계획을 귀띔을 해 보았더니 너무 좋아하는 것이었다.
떠나기 6개월전 캐나다 관광청에 자료를 요청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뉴욕에서 캘거리까지는 직행항로가 없어 토론토에서 환승하면 6시간이 걸린다. 카메라가 3대, 슬라이드 필름 70통을 챙기고 공항에서 엑스레이 손상을 피하기 위해 손수검사 요청을 했더니 잘 통과시켜 주었다.
캐나다에서 열흘간 아내와 머무는 동안 함께 겪은 예기치 않았던 일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캘거리에서 128마일 떨어진 로키 산맥의 심장부이며 관문인 밴프에서 조금 위쪽에 있는 베이커 그릭이란 곳에 숙소를 정했다.
그리고 매일 새벽이면 계획된 예정지를 찾아가는데 도중에 잘 포장된 매끈한 내리막 아스팔트 커브길을 달리다 보면 곡선으로 구부러진 기찻길이 강을 끼고 유난히도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 있었다. 기차가 지나가는 시간을 알아보았더니 오후 2시란다. 그날 2시를 기다려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다음날도 2시 기차에 대한 미련 때문에 루이스 호수에서 서둘러 내려와 그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길목을 지켰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궁금했던 지 차를 세우고는 ‘거기 뭐가 있느냐고’고 물었다, 이미 2시가 지나고 3시, 4시가 지났는데도 기차가 오지 않아 실망이 컸다.
배낭을 챙겨 차에 싣고 막 떠나려는 순간 그때였다. 산모퉁이에서 기적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 일을 어찌할 까. 무슨 재간으로 사진 찍을 준비를 한단 말인가! 시간이 없는데 말이다. 순간 나는 부리나케 용수철 튀어 오르듯 카메라와 삼각대를 꺼내들고 정신없이 언덕으로 뛰었다. 그 순간 기차가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순간을 포착해 카메라 앵글에 담을 수 있었다.
기다림의 기쁨이 이렇게 클 줄이야. 아내와 나는 무슨 횡재라도 만난 것처럼 마냥 기뻤다. 승리자가 된 듯 쾌재를 부르던 그 때의 웃음소리가 로키 마운틴에 메아리치는 듯 귓가에 맴돈다.
<이동곤: 국제 프리랜스 사진작가 협회 정회원, 다니엘 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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