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시 감독, 플래툰 시스템 고집하면 타격감 식을수도 있어
LA 다저스의 ‘빅초이’ 최희섭(26)이 마침내 클린업 트리오로 승격됐다. 다저스의 짐 트레이시 감독은 12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4연전 시리즈 최종전에서 최희섭을 그 동안 기용하던 2번에서 클린업 트리오의 한 축인 5번으로 끌어올려 일약 팀의 주축타자로 발돋움한 그의 달라진 위상을 입증했다. 물론 이날 경기는 소위 ‘이동경기(get-away game)’라고 불리는 낮 경기로 통상 4번타자이던 케프 켄트가 하루를 쉬었기 때문에 타순변화가 불가피했으나 일단 최희섭이 5번으로 기용된 사실은 그가 최근 타격 감각이 절정에 달해 있음을 코칭스탭도 인정하고 있음을 의미하기에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과연 트레이시 감독이 그를 완전한 팀의 붙박이 중심타자로 여기고 있는지의 여부는 13일부터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리즈 1, 2차전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브레이브스가 첫 두 경기에서 모두 왼손투수를 선발로 내보내기 때문. 13일 1차전에는 호라시오 라미레스(2승2패·방어율 3.68), 14일 2차전에는 베테랑 마이크 햄튼(4승1패·2.05)이 브레이브스 선발로 나선다. 이틀 연속 일급 왼손투수들을 상대하게 된 트레이시 감독이 과연 최근 팀내 타자 가운데 가장 뜨거운 타격감각을 자랑하는 최희섭을 벤치에 앉혀둘 것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사용했던 플래툰시스템을 깨고 최희섭을 주전으로 내보냄으로써 그를 진정한 팀의 주축타자로 인정할 지 매우 궁금하다.
12일 카디널스와의 4차전을 끝으로 마무리된 7게임 원정여행에서 타율 0.589(17타수 10안타) 3홈런, 8타점, 7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른 최희섭을 연이틀 벤치에 앉혀두는 것은 아무리 트레이시 감독이라도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둘 중 한 경기에 최희섭을 내보내 좌타자 적응력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경기는 아무래도 베테랑 햄튼보다는 영건인 라미레스 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희섭으로서는 진정한 풀타임 선수가 되려면 왼손투수를 상대로 선발출전 기회를 잡았을 때 확실한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바로 그 기회가 이번 주말 찾아 올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만약 트레이시감독이 이번에도 플래툰시스템을 고집, 최희섭을 이틀 연속으로 벤치에 앉혀둔다면 당분간 최희섭은 ‘반쪽타자’의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 확실하다. 뿐만 아니라 뜨겁게 달아오른 타격감이 식어버릴 위험성도 있다. 과연 ‘빅초이’의 주말은 어떨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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