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오밍 몰몬교도들, 조상들이 겪은 고난 재현
순례 참가자 너무 많아 올핸 7천5백명으로 제한
요즘 와이오밍주에선 나무 손수레를 끌고 줄지어 허허벌판을 걸어가는 무리들이 흔히 눈에 띈다. 거의 160년 전 그 길을 처음 갔던 몰몬교(LDS) 조상들을 기리는 후손들과 호기심 많은 일반 관광객들이 벌이는 순례 행렬이다.
와이오밍주 동남부에서 북서쪽으로 캐스퍼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남서쪽으로 내려가 유타주로 빠지는 28마일의 이 역사적 오솔길이 유명해진 것은 LDS가 서부정착 150주년을 맞은 지난 1997년 조상들이 겪은 고난을 재현하는 행사를 벌이면서부터이다.
행사 참가자들이 해마다 늘어나 2002년 1만2천여 명을 기록하면서 본래의 횡단로 유적지가 훼손되는 등 부작용이 빚어지자 연방 토지관리국(BLM)은 지난주 시작된 올해 행사의 참가자 수를 7천5백명으로, 내년엔 5천명으로 각각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원래 몰몬 횡단로는 일리노이주 나우부에서 시작, 아이오와주-네브라스카주-와이오밍주를 거쳐 유타주의 솔트레이크 밸리까지 장장 1천3백마일에 걸쳐있다. 지난 1847년 교회 창시자인 조셉 스미스가 피살되는 등 일리노이주에서 종교적으로, 정치적으로 박해받은 몰몬교도 7만여 명은 브리갬 영의 인솔로 이 멀고 먼 길을 대부분 걸어서 이주했다.
당시는 대륙횡단 철도가 가설되기 전이므로 일부 부유층이 포장마차를 이용했을 뿐 거의 모두가 식량과 의복과 침구 등을 실은 나무 손수레를 끌며 타박타박 걸었다. 이 길 곳곳에는 브리갬 영 일행이 건조한‘몰몬 페리’, 선조들의 이름이 새겨진‘악마의 문’, 1856년 10월 폭설로 100여명이 떼죽음 당했던‘마틴 초원’등 명소들이 아직도 보존돼 있다.
와이오밍주 구간의 몰몬 횡단로는 다행히 원 상태를 거의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LDS의 한 현지 관계자는 말했다. 횡단로 순례에 한번 참여했다는 그는 손수레를 끌고 험준한 록키 리지를 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참가자들에겐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랜더시 상공회의소장인 잭키 미커는 근래 몰몬 횡단로가 부쩍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은 요즘 미국인들이 서부이동과 관련된 사적지나 역사적 행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추세와 궤를 같이한다고 지적하고 특히, 9·11 테러사태 이후 비행기 여행이 제약을 받게된 후 미국인들이 인근 사적지나 문화 행사장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이 행사에 12살 때부터 세 번이나 참가했다는 와이오밍주 쇼쇼니의 엘리 젠트(18)군은 멋모르고 참가한 첫 번째가 가장 힘들었다며 “길이 험난하고 고도도 높아 날씨가 수시로 변하는 등 애를 먹었지만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는 것 같아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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