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몸담았던 뉴올리언스 어거스틴 중학교 체육복과 마디그라 축제 목걸이를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한 크리스 최씨.
뉴올리언스 교사 출신 크리스 최 씨
“카트리나로 모든 것을 잃은 제자들과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준 교회를 위해 반드시 완주해야죠.”
마라톤 문외한인 리버사이드 출신 1.5세 크리스 최(24)씨가 3월19일 LA마라톤에서 처음으로 풀 코스에 도전하는 이유는 아주 특별하다. 뉴욕대를 졸업한 뒤 뉴올리언스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3년 동안 교편을 잡았던 인연 때문이다.
“제가 근무하던 학교는 다운타운 지역에 위치해 학생의 99%가 흑인이었습니다. 아직도 학교가 재 개교를 못했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은 제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을 알리는 데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되면 좋겠어요.”
의사인 아버지 덕분에 비교적 풍족한 삶을 살며, 한인과 백인 문화에 익숙했던 최씨는 2003년 처음 빈민지역 흑인학교에 부임했을 때 문화적 이질감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 때 힘이 되어준 것은 뉴올리언스 제7일 안식교회의 흑인과 백인 성도들.
교인들의 따뜻한 격려 덕분에 흑인학생들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최씨는 교인들을 위해서도 달린다. 그는 “당시 교회건물이 2피트 높이까지 침수피해를 입었다”며 “어려움에 처한 교회를 위해 이제는 내가 무언가를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심은 2주전 뉴올리언스를 방문해 지금도 진행형인 주민들의 고통을 직접 목격한 뒤 더욱 확고해졌다.
카트리나 때문에 정든 뉴올리언스를 등지고 고향인 리버사이드로 돌아온 최씨는 현재 빅 베어 지역의 현장과학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험난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마라톤을 준비해 평지에서 열리는 LA마라톤 완주는 문제없다고 자신한다.
그가 현재까지 모금한 후원금은 260달러가 전부. LA마라톤 조직위원회를 통해 카트리나 피해자를 위해 달린다는 최씨의 스토리를 전해들은 마라톤 용품 제조업체 사코니사가 용품 후원과 함께 기부한 돈이다.
최씨는 “한 달 정도 남았으니 이제 친구들을 중심으로 후원자를 모을 계획”이라며 “한인들이 이미 많은 성금을 피해지역에 보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의 마라톤 참가를 통해 뉴올리언스 피해자들의 아픔이 다시 한번 기억된다면 그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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