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기미년 동갑내기 할아버지들이 ‘기미년 3.1정신’이라고 쓴 휘호를 든 채 생일같은 3.1절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최준옥, 김학용, 한경택 할아버지. <이승관 기자>
1919년생 기미동갑회 모임 할아버지들 남다른 감회
“3.1절이 되면 마치 제 생일을 맞은 듯이 가슴이 들뜹니다. 기미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지요”
3.1 만세 운동의 태극기 물결이 온 나라를 뒤흔들던 1919년 기미년에 태어난 김학용(88) 할아버지는 해마다 3.1절이 다가오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마치 생일을 기다리는 어린아이 마냥 3.1절을 기다린다는 기미년생 동갑내기 세 할아버지가 한자리에 모였다.
김학용 할아버지는 “1919년 기미년의 만세운동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그 뜻깊은 해에 태어나 운명적으로 뜨거운 애국심을 갖는 것 같다”며 “만세운동은 아버지 세대가 했지만 마치 나 자신도 만세운동을 했던 것처럼 이날이 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1919년 기미년에 태어난 기미동갑회 모임 할아버지들의 3.1절 맞기는 남다르다. 지난 1996년 서예협회 최준옥(88) 회장이 주축이 돼 첫 모임을 시작한 기미동갑회에는 아직까지도 청년같은 열정을 과시하는 25명의 동갑내기들이 모인다. 이들은 매년 대한인국민회관에서 열리는 3.1절 기념식을 생일잔치 가듯 빠지지 않고 함께 참석해 기미년생들의 뜨거운 가슴을 과시하고 있다.
한경택 할아버지는 “일제때 소학교 다니면서 일본인 학생들에게 ‘나는 비록 나이가 어려도 이래뵈도 나는 기미년생’이라고 큰소리를 쳤었다”며 “그럴 때마다 일본인 동급생들로부터 ‘고노야로 혼또니’(이 자식이 정말)라는 면박을 들었었다”고 회상했다.
최준옥 할아버지는 “기미생들이 벌써 90살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3.1절 기념식에도 꼭 참석하고 싶은 데 다리가 편치 않아 힘들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김상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