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연방 상원의원이 2008년 대선에 도전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힐러리가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까?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힐러리가 너무 극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지지 세력을 규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대로 나간다면 대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힐러리는 올해 뉴욕 상원의원 선거 재선캠페인을 가동했다. 하지만 속마음은 백악관을 겨냥한 캠페인의 전초라는 분석이다. 자신을 무척 싫어하는 공화당 보수파들을 의식해서인지 힐러리는 공화당원들과 어울리려는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의 중요성을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각종 대우를 한층 잘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편과 달리 세계화와 자유무역에 신중론
막강한 클린턴 네트웍과 조화 못하면 불리
‘연방하원=노예농장’ 발언, 공화당서 집중포화
참모들 상원재선에 열중하는 척… 대선은 쉬쉬
힐러리는 이번 상원의원 선거를 위해 적어도 4,000만달러를 모을 계획이다. 그리고 대선을 위해 그 2배 정도의 기금모금을 조용히 계획하고 있다. 힐러리 참모들은 이미 지난 1년간 대권도전 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각종 변수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했다.
힐러리는 현재 민주당의 선두주자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대통령에 당선되기 어려운 후보로도 인식되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여간 고민거리가 아니다. 대안부재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힐러리 참모들은 대선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 그저 올 11월에 있을 상원의원 재선에만 몰두하는 채한다.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으로서도 고민은 마찬가지로 힐러리에 적수가 될 만한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릭 라지오가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공화당이 가장 아끼던 제닌 파이로는 지난해 12월 후보에서 사퇴했다. 공화당은 뉴욕 맨해턴 주민인 캐서린 맥팔랜드를 후보로 여기고 있지만 선거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힐러리는 재선을 위해 3월 현재 3,300만달러를 모았다. 모금액은 연말께 2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힐러리는 직접 사람들을 만나면서 모금을 하기도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도 돈을 모으고 있다. 참모들은 올해 선거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달 워싱턴 호텔에서 약 75명의 기금모금 전문가들이 모여 대책을 수립했다.
힐러리의 선거기금 모금전문가들은 상원의원 재선을 말하면서도 은근히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일부는 힐러리의 대중적 인기가 공화당 유력주자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힐러리 캠프에서 벌써부터 대선 전략을 수구하고 있다는 증거다.
힐러리가 경계할(?) 인물은 또 있다. 남편 클린턴이다. 두바이 항만 협상과 관련한 정치적 소란에 힐러리와 클린턴이 대척점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힐러리는 중동국가와의 미 항만 협상에 반대했고 이를 조직화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그런데 남편 클린턴은 협상 반대를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해 아랍에미레이트 대표들과 논의를 했다. 서로에게 창을 겨눈 상황이다.
그리고 힐러리는 클린턴에 비해 조직이 약하다. 클린턴은 현직은 아니지만 재임 8년간 막강한 네트웍을 구축했다. 힐러리 캠프가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상호 협조체제를 이루느냐가 대선 가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은 불문가지다. 바꿔 말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세력이 떨어져 나가는 결과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경제정책도 서로 다르다. 클린턴은 자유무역 신봉자다. 그러나 힐러리는 자유무역과 세계화로 인해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실에 대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자신이 관할하는 뉴욕도 세계화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상황이므로 힐러리로서는 신중론을 견지할 실질적 이유가 있는 것이다.
힐러리는 대중연설에도 능하다. 지난해에는 각종 연설을 통해 민주당의 정책 대변을 가장 잘 해내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연방하원을 노예시대의 농장으로 비유한 것이 한 예다. 이로 인해 힐러리의 인기가 떨어졌다는 증거는 없지만 공화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하지만 힐러리의 대선 출마는 대선 자체에 엄청난 역동성을 부여할 것이고 힐러리의 능력과 경험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마당이 될 것이다. 실수나 문제점이 부각돼 다른 정치인들이 부상할 공산도 작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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