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인정받아 입법·개발·예산 등 요직 진출 잇따라
과거 정치권과 한인사회와의 연결 역할에만 그쳤던 한인 정치인 보좌관들이 전문성을 인정받아 요직에 진출하고 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한인 보좌관들의 직책은 대부분 ‘현장 보좌관’이었다. 한인사회 인구 증가와 경제력 상승으로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연결고리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이 주였고 실제 정책마련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보좌관들이 잇달아 승진하면서 다양한 분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02년 LA시의회 탐 라본지 의원실에서 현장 보좌관으로 함께 근무를 시작한 영지 김·지니 장 보좌관은 올 1월 나란히 입법 보좌관과 스페셜 프로젝트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길 세디오 주 하원의원실에서 현장 보좌관으로 일했던 킴벌리 유 보좌관은 최근 LA시의회 호세 후이자 의원실 개발 보좌관에 임명됐다. 또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 수행비서인 존 최 보좌관도 마틴 러드로우 전 LA시의원 현장 보좌관 출신이다.
한인 보좌관의 전문분야 진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연륜이 생기고, 능력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LA시 허브 웨슨 시의원실 마이클 배 수석 입법보좌관은 벌써 9년째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었다. 1998년 당시 가주 하원의장이었던 허브 웨슨 의원실에서 특별보좌관으로 근무를 시작해, 제임스 한 전 시장실을 거쳐 다시 허브 웨슨 의원과 일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임스 한 전 LA시장 밑에서 현장 보좌관으로 경험을 쌓은 알렉스 김 보좌관은 지난해부터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LA지역 담당자로 근무중이며 다리오 프롬머 주하원의장실 캐런 김 홍보관, LA카운티 이본 버크 수퍼바이저실 데이빗 류 입법 보좌관, LA카운티 제프 야로슬라브스키 수퍼바이저실 지니 최 예산 보좌관 등이 각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미연합회 찰스 김 회장은 “보좌관들이 심부름만 하는 게 아니라 정책에 실제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포지션에 진출하는 것은 한인사회의 정치력 향상을 반증하는 좋은 예”라며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보좌관들의 뒤를 받쳐 줄 인재 풀을 형성해 지속적으로 보좌관들을 배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인보좌관협회 회장인 마크 리들리 토마스 주하원의원실 홍지원 보좌관도 “한인사회가 정치적으로 고유의 역할과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능력 있는 한인 보좌관들도 인정을 받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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