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학 피랍사건이 발생한 티화나 AMEX사 본사 주차장 모습. 김씨 차량이 주차해있던 공간에는 사장전용 표지가 선명하다. 뒷 건물은 AMEX사 본사 건물. <티화나-최갑식 기자>
티화나 괴한 2명
AMEX 김홍학 대표
출근길 억류
한국 대기업의 협력업체 사장인 오렌지카운티 거주 한인이 6일 새벽 멕시코 티화나 소재 자신의 회사로 출근하다가 회사 앞에서 신원불명의 괴한들에 납치됐다. 괴한들은 이날 오후 5시(현재) 한인 석방조건으로 200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하고 있다.
멕시코 티화나 경찰국에 따르면 현대 트랜스리드(구 현대정공) 협력업체인 ‘AMEX’ 대표인 브라이언 김(한국명 김홍학·56)씨가 이날 새벽 6시20분께 티화나의 센트로 인더스트리얼 엘 플로리도 지역에 위치한 회사에 도착, 자신의 현대 산타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 정체불명의 괴한이 갑자기 나타나 권총을 들이대며 김씨를 차에서 끌어내렸다. 이 괴한은 또 한 명의 용의자가 타고 있던 흰색 도요타 터셀 승용차에 김씨를 태워 동쪽 방향인 테카테 지역으로 도주했다. 사건을 목격한 AMEX 한인 직원은 곧 다른 한인에게 연락을 취했으며 신고를 받은 티화나 경찰국은 산하 16개 파출소에 긴급 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괴한들은 납치 2시간 만인 오전 8시께 김씨를 통해 AMEX사로 전화를 걸어 몸값으로 200만달러를 요구했다. 미국 영사국은 오전 9시 김씨의 납치소식이 현지 방송을 통해 알려지자 시민권자 전담부서에서 멕시코 사법 당국과 접촉, 김씨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멕시코 한국 대사관도 오전 11시께 AMEX사 직원들로부터 납치신고를 접수한 티화나 주재 명예영사의 연락을 받은 후 정오께 바하 캘리포니아주 검찰에 수사요청 공문을 발송했으며 경찰 영사를 현지로 급파, 김씨의 석방에 힘쓰고 있다.
AMEX사와 맞붙어 있는 현대 트랜스리드의 한 관계자는 “목격자들에 따르면 김씨는 회사 앞에 도착 후 차에서 내리자마자 흰색의 자동차를 타고 온 납치범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납치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미국 영사국은 납치사건 직후 김씨의 가족들과 연락을 취했으며 김씨의 부인은 현재 납치사건이 발생한 현지에 체류하며 AMEX사 관계자들과 함께 남편의 석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영사국의 로레나 블랑코 공보관은 “바하 캘리포니아주 검찰의 반납치 전담반에서 김씨의 사건을 전담하고 있으며 영사국은 전담반과 긴밀히 공조를 하며 김씨의 생사와 석방 협상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밤늦게 사태파악을 위해 티화나에 도착한 멕시코 한국 대사관의 강선 경찰영사는 “일단 납치범들이 금품을 요구하고 있어 테러나 원한관계가 아닌 단순 납치사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를 알고 있는 티화나의 한국업체 관계자들은 김씨의 무사귀환을 고대했다. 현대 트랜스리드의 한 관계자는 “납치가 낯설지 않은 곳이지만 한국인이 이 곳에서 납치된 것은 근래 없었다”며 “김씨가 살아서 가족들의 품에 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갑식·문종철·이석호·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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