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소한 도로서 무리한 일정으로 운전하다 사고 일쑤
서북미서 유일상교수·남상채교수 부부 참화 잇달아
<속보> 한국인 여행객들이 연루된 교통사고 참화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교환교수나 방학을 맞은 유학생, 일반 방문객과 관광객 등 미국 내 도로사정에 어두운 한국인 여행객들이 무리한 일정으로 손수 운전하며 장거리 여행에 나서기 때문에 사고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한국인 여행자들이 미국 고속도로에서의 운전을 한국에서보다 쉽게 생각하는 데다 겨울철에는 날씨 변화에 따라 도로상태가 급격히 변한다는 사실을 유념하지 않아 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리건주에서 변을 당한 유일상 교수(60,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장)와 부인 정명자(57서울 혜원여중 교사)씨도 밤길에 나쁜 기상조건에서 서둘러 캘리포니아주로 내려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인 정씨가 운전하던 도요타 캠리 승용차는 로즈버그 I-5번 진입로 인근에서 앞서가던 트레일러 트럭이 눈길에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자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으며 이어 뒤에 오던 차량들이 연쇄충돌을 일으켰다. 이 사고로 정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유 교수는 중상을 입고 인근 머시 메디컬센터로 옮겨졌다.
숨진 정 씨는 지난해 미 서부 3개 주(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를 자동차로 다닌 뒤 ‘여보, 어디로 갈까-자동차로 달린 정명자의 미국여행’이라는 책을 펴낸 여행안내 전문가였다. 유씨 부부는 겨울방학을 맞아 미국 서부산악지역을 다룬 두 번째 여행서적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4일 LA에 도착, 오리건주에 있는 친지를 방문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구랍 29일에는 윤주현 박사(53, 국토연구원 토지주택연구실 선임 연구원)이 존스 홉킨스 대학원에서 유학중인 큰딸을 만나 플로리다로 여행을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유씨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남가주대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국토연구원에서 부동산대책 등을 연구해왔다.
이들의 참화 외에도 운전 도중 위기를 모면한 한국인 여행객들도 있다. 지난달 이웃 가족과 함께 요세미티 국립공원 등지를 다녀온 UW 연수생 K씨(37)도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현대 산타페를 타고 LA인근 I-5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앞서 가던 트럭에서 대형 철제빔이 떨어진 것이다. K씨는 순간 운전대를 왼쪽으로 틀어 옆 차선으로 이동했고 뒷바퀴가 철제빔에 살짝 걸려 자동차가 기우뚱거리다 중심을 잡았으나 이번에는 뒤에서 달려오던 차와 추돌위기를 맞았다. K씨는 하마터면 미국에서 객사할 뻔했다며 그 때 충격으로 다시 여행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도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의 부부교수인 남상채(49)씨, 안미라(47)씨와 자녀 등 일가족 4명이 타고 가던 미니밴이 몬태나주에서 대형 트럭과 충돌, 교수 부부가 현장에서 사망하고 14세와 11세인 자녀들은 중경상을 입었다.
여행 전문가들은, 일반 한인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한국인 방문객들은 겨울철 산길이나 밤길 운전을 가능한 한 피하고 미국의 도로상황이 한국보다 좋아도 반드시 규정속도를 준수하며 느긋한 마음으로 운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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