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실망한 공화당 지지자들이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일리노이) 상원의원 지지로 몰리고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인 톰 번스타인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부시 대통령과 함께 예일대를 다녔고 프로야구 구단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을 공동 소유했다. 2004년 대선에서 부시 후보에게 최대 2천달러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5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바마를 택했다.
그런 그가 근래 부시에서 오바마로 지지를 바꾼 많은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2004년 대선에서 부시 후보를 지원했던 선거전략가인 매튜 다우드는 지난 달 이라크전에 집착하고 ‘마이웨이’ 식의 리더십에 의존하는 부시 대통령에 환멸을 느낀다고 공개 선언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반기를 든 측근 그룹의 첫 인사가 됐다.
다우드는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지만 오바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번스타인이 지지자를 바꾼 까닭은 인권을 중요시하는 그의 성향과 관련이 있다. 수단 다르푸르 사태 해결을 강력히 요구하는 오바마가 맘에 든 것이다. 그런 반면 다우드는 아랍어가 가능한 미 육군 정보 전문가인 그의 아들이 이라크에 가기로 결정된 데 반감을 품고 지지를 바꿨다.
신문은 지난 주에 눈에 확 띄는 인물이 오바마 칭찬 대열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름아닌 로버트 케이건. 대표적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1990년대에 사담 후세인 정권 전복을 주장했는 가 하면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를 공동 창안한 인물이다.
케이건은 현재 미 백악관의 지지를 받을 뿐더러 네오콘의 호감을 받고 있는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비공식 외교정책 자문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 현안에 대한 시카고 회의에서 오바마의 기조연설은 말 그대로 냉전시절 네오콘의 영웅인 ‘존 케네디’와 닮은 꼴이라며 만족스럽다는 견해를 비쳤다.
오바마는 당시 기조연설에서 테러세력에 맞서기 위해 국방비를 증액하고 육군 6만5천명과 해병 2만7천명을 늘려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제대로 무장한 군대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오바마는 또 민주주의 강화와 대량 살상무기 확산 방지, 그리고 사활이 걸린 국익을 지키기 등 보수주의자의 호감을 사는 발언을 쏟아냈다.
케이건은 기고문에서 개인적으로 오바마를 좋아한다고 적었다.
오바마의 반전 주장에 반대하는 존 마틴도 오바마를 지지하는 한 유권자다. 그는 공화당원을 상대로 한 오바마 지지 웹사이트를 설립했으며 이라크전 개전후 군에 입대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될 예정이다.
그는 오바마의 반전 주장이 그의 애국심을 테스트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오바마는 미국이 희망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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