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탈레반-아프간 득실 비교
납치된 인질 석방을 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다.
▲한국정부
한국 정부는 피랍자 23명 중 21명을 구출해낸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 주권국가가 테러집단과 공개적으로 만나 협상했다는 케이스를 남기게 됐다. 또 예정돼 있었던 한국군의 철수를 테러 집단의 요구대로 ‘확약’하기도 했다.
▲탈레반
우선 탈레반 협상대표인 물라 나스룰라(Nasrullah)는 “인질이 모두 석방되면 아프가니스탄군과 미군의 대규모 공세가 예상되지만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이번 사태로 부활을 선언한 셈이다. 탈레반이 이미 예정된 철군이나 기독교 선교 중단 등 표면상 의외로 ‘낮은 수준’의 조건으로 인질석방에 동의한 것은 공개되지 않은 ‘금전적 보상’ 가능성 외에도 나름대로 ‘얻은 게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배제하고 한국 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무장세력’ 수준이 아닌 ‘정부’에 가까운 면모를 전 세계에 과시했다. 최대의 성과는 ‘세력 과시’다.
▲아프간 정부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불쾌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들은 자국 영토에서 벌어지는 외국 정부와 ‘불법 테러단체’의 협상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봤다.
가즈니주의 마라주딘 파탄(Pattan) 주지사가 ‘전원 석방 합의’ 발표가 나온 뒤에도, 외신에 “협상에 어떤 진전도 없고, 인질 석방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한 것은 이들의 소외감을 반영했다. 아프가니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석방 사실에 대해 언급 자체를 회피했다. 일부 아프가니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인질 살해 등의 ‘비극’으로 끝나 ‘눈엣가시’ 같은 탈레반이 국제사회의 온갖 비판을 받기를 바랐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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