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을 모면하기 위해 풋 로커는 내년 140개 업소를 폐쇄할 계획이다.
소비 지출의 긴축과 신용 경색으로 미 전역에 걸쳐 수천 개의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고 있다. 지난 가을 이래 가구점 레비츠, 전자업소 ‘샤퍼 이미지’ 등 8개의 중형 소매 체인이 과도한 채무와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 신청을 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47개 주에 걸쳐 500개 점포를 가지고 있는 가구점 ‘리는 앤 싱즈’(Linens ‘n Things) 같은 대형 체인으로 번지고 있다. 이 체인은 빠르면 금주 중 파산 신청을 할 지 모른다. 파산하지 않는 체인도 장기간의 불황에 대비, 현찰을 확보하기 위해 가게 수를 줄이고 있다. 풋 로커는 내년 140개, 앤 테일러는 117개, 보석상 제일스는 100개 업소를 폐쇄할 계획이다.
전략 미스·신용 경색·부동산 경기 침체 겹쳐 경영 악화
생필품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전국적으로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고 있다. 월요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오른 식품과 개스 값 때문에 사람들은 가구, 옷, 전자 제품 소비를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이 분야 업소들은 위기를 맞고 있다.
소매는 연중 기복이 심한 비즈니스라 비수기에는 상품 구매와 월급을 주기 위해 융자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나 모기지 위기로 궁지에 몰린 은행들은 새 론을 꺼려 소매업자들의 돈줄을 막고 있다. 2003년 K마트 임시 재정 책임자로 일하며 파산에서 구해낸 알릭스 파트너사의 앨 카치는 “심각한 파산 물결이 몰려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수년 간 아무 딜이나 융자가 가능했지만 이제 아무도 이들 회사에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매업자들은 공급업자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줄도산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돈이 없는 체인들은 운송회사, 가구점, 몰 주인, 광고업자들에 수천만달러의 밀린 돈을 갚지 못하고 있다. 이중 많은 업자들은 결국 돈을 못 받게 될 가능성이 커 경제적 고통은 가중될 전망이다.
‘샤퍼 이미지’가 파산했을 때 UPS에 660만달러 빚을 지고 있었고 레비츠는 실리에 140만달러를 갚지 못하고 있다. 큰 회사만 돈을 못 받는 것이 아니다. 가구업소인 도메인이 파산했을 때 90명의 종업원을 둔 ‘온타임 익스프레스’사는 3만달러를 받지 못했다. 이 회사 재정담당자인 로스 무실은 “1/100이라도 받으면 다행”이라며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가구점 윅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리가 아니라 구조 조정을 신청했지만 과거 불황 때와는 달리 이들이 소생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변호사와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2005년 개정된 파산법이 구조 조정 시한을 엄격하게 해 파산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또 이 법 때문에 회사는 임금이나 고객 쿠폰보다 납품업자들에게 먼저 돈을 줘야하게 됐다.
지난 8개월간 챕터 11 파산을 신청한 봄베이나, 레비츠, 도메인 같은 업소들은 가게를 닫고 직원을 해고하며 재고를 정리하고 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비즈니스 전략이 잘못됐고 경기가 나빠졌으며 은행이 융자를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이 1999년 3억9,000만달러에서 2003년 5억9,000만달러로 증가,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던 360개 업소를 거느린 봄베이는 폐쇄형 몰에서 야외 몰로 나오고 아동용 가구점을 열었으며 고급 가구를 팔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경비는 늘어났으며 설상가상으로 2007년 초 주택 시장이 침체하면서 가구 판매도 급속히 줄어들었다. 회사는 돈이 모자라는데 은행은 더 이상 꿔주지 않았다. 2007년 9월 봄베이는 파산을 신청했고 이를 인수한 정리 전문회사는 33년 된 이 체인을 나눠 팔기 시작했다. 한 때 3,600여명에 달했던 직원 수는 이제 20명으로 줄어들었다.
국제 샤핑 센터 협회는 올 문 닫는 업소 수를 5,770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작년 4,603에서 25% 늘어난 것이다. 소비 긴축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알 수 없지만 3월 통계를 보면 금방 끝날 것 같지는 않다. 3월 소매 판매고는13년래 최악인 0.5% 감소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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