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북부의 케네소(Kennesaw) 시에 근무했던 한인과 흑인 직원 등 전현직 직원 3명이 시 당국을 상대로 인종차별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문제는 한국계인 전 케네소 직원 게리 레드와 흑인으로 현직인 윌리 스미스, 스탠리 미첼 등 3명이 지난 9일 애틀랜타 연방지방법원에 직장에서 인종차별적인 언사와 농담이 예사로 오갔고, 관리감독을 해야 할 공무원들은 이를 조장했다며 케네소 시장 등 시 공무원 7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공론화됐다.
소장에 따르면 시 공공사업부에서 일해온 한인인 레드는 자주 ‘불법체류자’(wetback) 그리고 미첼과 스미스는 ‘깜둥이’(nigger)라고 예사로 불렸다. 스미스는 백인 동료만 승진하는 등 인종 때문에 승진에서도 탈락했다고 주장했다.
레드씨는 23일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과의 인터뷰에서 2년 전 케네소시 출근 첫날부터 아시아인의 외모를 빗대어 ‘째어진 눈’(Slant-Eye) 또는 ‘쌀 먹는 인간’(Rice-Eater) 등으로 불리는 차별을 받다 참을 수 없어 작년에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송을 낸 배경에 대해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이러한 일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5년부터 시청에 근무해온 스미스는 어느 날 시 소유의 트럭 2대에 교수형 올가미 모양의 밧줄이 걸린 것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으며 화장실 입구에 ‘백인 전용’(White-Only)이라는 사인을 보는 수치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번 소송 건과 관련해 사임한 우디 맥팔린 케네소시 공공사업부장은 전 조지아주 깃발과 전통적으로 흑인을 비하하는 상징으로 이용되는 수박 한 조각이 합성된 사진을 이메일로 보냈다.
함께 기소된 존 다우디 전 시의원은 이들에게 라티노를 포함한 불법체류자를 총으로 쏘아 점수를 얻는 ‘국경수비대’라는 게임을 소개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에드 버클리 원고 측 변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인종차별을 당장 멈추는 것이라며 케네소시는 소수자에 대한 대우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파문이 커지자 마크 매튜스 케네소 시장은 공무원에 대한 인종차별적 언사와 행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케네소시는 인종차별을 비롯한 어떠한 차별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케네소시는 앞서 작년 말 이번 파문과 관련한 자체조사를 통해 5명의 직원을 해임 처분했고 맥팔린 공공사업부장과 다우디 시의원도 최근 사퇴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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