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어 FM방송국에 가면 눈에 띄는 젊은이가 있다. 케빈 김(27) PD. 김기훈이라는 한국이름을 갖고 있는 재미 한인 2세다. 그는 뉴욕에서 태어나 성장했고 대학도 맨하탄 소재 존 제이 칼리지를 나왔다. 전공은 국제형사법. 어릴 때부터 경찰이 꿈이었다지만 진로를 바꾼 것이 잘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앳된 얼굴이다.
한국에 간 것은 3년이 채 안됐다. 여섯 살 무렵 한국에 한 번 가본 뒤 처음이다. 부산에서는 학원 강사로 일했으며 우리말이 아주 유창하다. 저는 몸 관리를 잘하시는 편이라든지 식사 때 고기를 드시기는 한다는 등의 존칭어 사용에서 자신과 남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기술적인 부분만 빼면, 우리말은 대학 시절 한국에서 온 유학생에게서 확실하게 배웠다고 한다. 그때 속담과 구어체 표현 등을 많이 익혔 사투리도 잘 알아듣는다. 할머니가 경남 의령 출신이라 어릴 적부터 사투리를 듣고 자란 것도 크게 도움이 되었단다.
몇 년이 안된 한국생활이지만 적응을 너무 잘해 현재 원룸에 살면서 후에 그 집을 사기 위해 적금까지 넣고 있다. 미혼이어서 그는 차후 결혼은 되도록 빨리 반드시 한국 여성과 하겠다고 말한다. 그의 이모부가 바로 유명 방송인 황인용씨다. PD가 된 뒤 이모부로부터 방송에 관해 이런저런
조언을 들었다는 소리고 보면 어쩌면 그의 피에는 애초부터 방송인의 ‘끼’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케빈 김 PD는 부산 영어FM 방송에서 ‘All Aboard English’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강사 경험을 살려 어린이들이 쉽고 편하게 영어를 접하고 배울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라고 한다.남들은 가지 못해서 안달인 미국 생활을 접고 돌아온 것은 “경찰이 될 것이라는 꿈을 접고 한국의 뿌리를 알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 한국 문화를 배우며 깨달은 것도 많다면서 부산에 와서 이렇게 PD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인다. 미국에서 사는 부모님도 외동아들이 출세했다며 아주 기뻐하셨다고 한다. 부산사람들은 대체로 따뜻한 데다 옆 사람을 잘 챙겨주는 등 정이 많은 것이 아주 마음에 드는데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의 미국에 비해 한국 생활이 훨씬 더 낫다고 말한다.
김 PD는 영어를 잘하는 비결에 대한 질문에 단어를 많이 외운 뒤 문장을 만들고 그걸 원어민에게 보여서 교정을 받으라고 평범한 방법을 일러준다. 또 영어 책을 많이 읽고 CNN 등 외국 방송을 많이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결국 영어를 통달하는 특별한 비법은 죽어라 노력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답변한다.<퀸즈 아스토리아 김장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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