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유전병이 아니다. 하지만 암에 걸리기 쉬운 경향은 유전될 수도 있다.
인체의 정상세포에는 암을 일으킬 가능성을 지닌 암유전자가 있다. 암유전자의 역할은 암세포를 무한히 증식하도록 지시해 새로운 암세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암유전자는 평상시에는 약화 또는 정지된 상태로 있다가, 여러 가지 발암 요인에 의해 활성화되면 비로소 암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암으로 4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는 망막아세포증, 유전성 대장암 등 극히 희귀한 종류를 제외하고 암은 유전되는 병이 드물다. 그러나 암에 걸리기 쉬운 경향은 유전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유전적인 소인을 가진 사람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환경인자와 접촉되었을 때 더욱 쉽게 암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른 바 전암상태라는 것이 유전되는 경우가 있다. 대장이나 직장에 생기는 용종증은 유전되면서 쉽게 암으로 변하며, 색소성 건피증이라는 유전병 환자는 피부암이 흔히 발생한다. 일란성 쌍둥이 중 한 아이가 백혈병에 걸리면 다른 한 아이도 백혈병에 걸릴 가능성은 수십 배나 높은 것이다.
이와 같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되는 암은 우리나라에서는 2~5% 추정되며, 염색체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 중에서는 암의 발생빈도가 확실히 높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한 가족 내에 여러 명의 암 환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유전적 요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폴레옹 집안은 암이 많은 가문으로 유명하다. 아버지, 동생 등 6명이 위암으로 사망하였다. 그러나 나폴레옹 자신의 사인은 위암이 아니었다. 암은 이론적으로 보면 인구 4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질병이기 때문에 한 가족 중에서 몇 명이 암에 걸렸다고 해도 통계학적으로 볼 때 특별하다고 할 만한 일은 아니다. 한 집안 식구들은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생활을 해온 만큼 공통된 환경적 요인이 암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옳으며, 반드시 유전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암은 지역이나 인종·민족·전통·생활습관 등 여러 요소들의 복합적인 작용에 따라 그 발생빈도에 차이가 있다. 영국이나 미국 등 구미에서는 폐암·유방암·직장암·전립선암 등 이른바 선진국형 암의 발생빈도가 높은 데 반하여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위암·자궁암·간암·폐암 등의 순으로 발생되고 있다. 피부암은 또 적도에 가깝고 태양광선이 강한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백남선 / 건국대학교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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