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이번에 2학년이 되어 대학 입학하고 처음으로 후배가 생겼는데, 호기심과 기대로 가득 차 초롱초롱한 신입생들의 눈을 볼 때면 귀엽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위 나의 “상큼이” 시절이 끝났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는 법. 2학년이 된 나는 요즘 신입생 시절에는 느끼거나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다.
그 중 가장 좋은 것은 인간관계에 대한 나 나름의 가치관을 정립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인간관계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반”과 “짝”이라는 형태로 친구를 만들기가 쉬웠던 고등학교 시절과는 달리, 대학에서는 저마다 다른 시간표와 다양한 성장배경 등으로 인해 누군가와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과장된 몸짓과 목소리로 서로에게 반가움을 표시하는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나타나는 신입생 특유의 행동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에 없는 말이나 행동을 못하는 내 성격 탓에 친하지 않은 사람이 지나친 반가움을 표현해 올 때면 가식인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얼굴이 굳고는 했다. ‘과연 이런 내가 정상일까,’ ‘나도 내 진심을 숨기고 언제나 반가운 척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사람들의 이러한 과장된 몸짓 속에서 진실함을 찾아내기 위해 애썼다.
1년 동안의 고민이 내린 결론은 ‘나 자신을 믿고 솔직하게 내 자신을 표현하자’였다. 여러 사람들을 경험해보니, 누군가와 오래 교제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그 사람의 행동이 가식인지 진심인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고, 이를 느끼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는 반대로 나의 가식적인 행동 또한 다른 사람이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기에 차라리 솔직하게 행동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진심은 통한다”라는 다소 상투적 표현이 있다. 반갑지 않아도 너무나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에 비하면 나의 인사가 다소 무뚝뚝해 보일지 몰라도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알게 되면 언젠간 내 진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길 건너 옹기종기 모여 있는 “상큼이” 신입생들이 보인다. 아…….그래도 부러운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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