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정윤 여사 발자취 찾아나선 손녀 리슬리 송씨
고 송정윤 여사의 손녀 리슬리 송씨가 할머니의 가족사진과 유품들을 펼쳐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 알프레드 송 전 가주 상원의원은 한국에서 홀로 고아원을 운영하는 모친을 캘리포니아로 모셔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1967년 정윤 보육원을 찾은 송 전 의원과 송 여사(맨 뒷줄 가운데)가 보육원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1975년 송정윤 여사(오른쪽)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알프레드 송 전 가주 상원의원이 모친과 함께 다정하게 사진을 찍은 모습. / 평소 신앙심이 깊은 송정윤 여사는 도산 안창호 선생 부인인 헬렌 리 여사와 가깝게 지내왔다. 1940년대 초 송 여사(맨 오른쪽)와 헬렌 리 여사(맨 왼쪽) 등이 야외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전쟁고아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할머니의 발자취를 따라 가려 합니다”
6.25 한국전쟁으로 버려진 고아들을 위해 지난 1959년 하남지역에 설립된 정윤 보육원. 정윤 보육원의 설립자가 바로 아시안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을 지낸 한인 알프레드 송씨의 어머니 고 송정윤 여사이다.
한평생 1,000명이 넘는 전쟁고아들을 보살펴온 송 여사의 참사랑이 손녀 리들리 송씨에 의해 재조명될 예정이다. 고 알프레드 송 의원의 막내딸인 리들리 송씨가 지난 1990년 93세로 작고한 할머니의 위대한 업적에 관심을 갖고 할머니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한국행을 결심한 것.
지난 8일 할머니의 추억이 깃든 사진들과 몇 년간 수집한 자료를 갖고 본보를 방문한 송씨는 “할머니는 1914년 사진신부로 하와이에 건너와 할아버지와 결혼을 했고 1930년대 후반 남가주 지역으로 이주해 12년 쯤 우리와 함께 거주했다”며 “할머니는 한국전 직후인 1954년 4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뒤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고아들을 키우며 남은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폭탄선언을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쟁고아들을 위한 봉사를 결심한 송 여사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800달러를 마련한 뒤 1959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국으로 건너가 경기도 하남에 고아원을 설립했다.
송 여사는 당시 서울지역에 버려진 4명의 고아를 데리고 고아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리들리 송씨는 송 여사가 가족들을 만날 때마다 고아들과 함께 보낸 당시의 크리스마스가 송 여사 인생의 가장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전했다.
송씨는 “할머니는 200여명의 전쟁고아들을 보육원으로 데리고 와 보살피기 시작했으며 아버지도 고아들을 키우며 고생하고 있는 할머니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1967년, 73년, 75년 등 3차례에 거쳐 한국을 방문했다”며 “당시 아버지는 노환으로 많이 쇠약해진 할머니를 다시 LA로 모셔오려고 노력했으나 할머니는 끝까지 고아들을 위해 남은여생을 바치고 싶다고 거절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송 여사가 세운 정윤 보육원은 지난 1963년 3월 가나안 기독학교로 인가를 받았다. 1970년 정윤학교로 개교했고 1993년 하남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당시 하남고등학교 측은 초대 설립자의 이념을 따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다’를 교훈으로 정했으며 현 박세원 교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교사들이 송 여사의 보살핌을 받아 성장한 고아들이다.
최근 LA 총영사관의 도움으로 박 교장과 연락을 주고받게 된 리슬리 송씨는 다음달 26일 생전 처음 한국을 방문해 할머니가 세운 학교를 찾아간다.
할머니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는 송씨는 “할머니처럼 평생을 1,000여명이 넘는 고아들을 보살피고 헌신하는 삶을 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인 2세들의 경우 한국문화를 이해할 기회가 많이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을 방문해 한인이라는 정체성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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