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 핸슨이 자신의 집 앞마당에 세운 미니 도서관을 보여주고 있다. 새집 크기의 이 작은 박스엔 보통 20여권의 책이 들어 있다. / 토드 볼(왼쪽)과 릭 브룩스. 토드의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이들이 2년 전 시작한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 무브먼트는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위스컨신 주 매디슨에 거주하는 토드 볼은 10년 전 타계한 어머니를 추모하는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학교 교사였던 어머니는 책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었다. 그래서 2년 전 볼은 예쁜 집 모양의 박스를 만들어 그 속에 책을 가득 채운 후 집 앞에 세워 놓았다. 누구나 책을 꺼내 가져가 읽은 후 돌려놓을 수 있게 한 미니 도서관이었다.“사람들이 정말 좋아했어요. 계속 와서 들여다보고 어루만지며 ‘오, 너무 예뻐’라며 감탄을 거듭했지요”라고 볼은 말한다.
이 아이디어에서 생겨난 수백개의 비슷한 ‘작은 무료 도서관(Little Free Libraries)’이 미 전국 앞마당 잔디 위에 세워지고 있다. 조그마한 크기다. 인형 집보다도 크지 않다. 어떤 것은 미니 주택처럼 생겼고 농가의 헛간 모양이나 새들의 집을 닮은 것도 있으며 어떤 것은 그저 낮은 기둥 위에 올려놓은 박스 같기도 하다.
어떤 모양이든 안에는 모두 책이 담겨 있다.
“책을 가져가시고, 책을 남겨 주세요(Take a book, leave a book)”가 이 작은 무료도서관의 기본 컨셉이라고 볼은 설명한다.
첫 번째 미니 도서관을 만든 후 볼은 이 아이디어가 확산될 잠재성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위스컨신 대학의 연장교육 분야에서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친구 릭 브룩스에게 연락했다. 둘이 함께 ‘미니 도서관 만들기’를 확산시키는 작지만 빠르게 번져나가는 무브먼트를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미니 도서관의 사서’가 되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제공했다. littlefreelibrary.org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박스를 만드는 법도 알려주고 미니 도서관들의 위치를 알리는 지도도 올려놓았다.
현재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는 세계 8개국, 미국 내 24개 주에 설치되어 있는데 총 300~400개 정도로 추산된다.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 매사추세츠 야마우스에 이르기까지 주택가 앞마당 잔디밭에 세워졌고 영국 버캠스테드와 독일의 함부르크, 가나의 아크라 길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위스컨신에선 최근 교도소 복역수들이 예쁜 미니 도서관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완성되면 위스컨신 커뮤니티 여러 곳에 세워질 예정이라고 브룩스는 전했다. 뉴올리언스에선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잔해로 미니 도서관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기도 하다.
미니 도서관 사용자들은 대출카드를 비롯한 어떤 정식 절차도 거치지 않는다. 박스 앞에 책을 다 읽은 후엔 반납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지만 반납을 안 해도 벌금은 없다. 자신의 책들을 기증하는 사용자들도 많다.
애리조나 주 플래그스태프에서 아내에게 주는 선물로 앞마당 도서관을 세운 브라이언 블루도, 아이오와 시티 자신의 집 앞에 농가 헛간 모양의 귀여운 미니 도서관을 만든 크리스틴 로레트도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문학을 보급하는 독서운동 뿐 아니라 커뮤니티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것. 로레트는 도서관에 책을 공급하는 스폰서가 되겠다는 이웃이 매일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1년반 전부터 자신의 집 앞마당 미니도서관을 ‘운영’ 중인 매디슨의 제나 핸슨은 “이젠 내 이력서에 ‘약간의 사서 경력’을 써 넣어도 될 것 같다”며서 “얼마나 많은 책들이 이 작은 도서관을 들고 나는지 상상도 못 할 정도”라고 말했다.
엘파소 자발라 초등학교의 도서관 사서인 리사 로페즈는 이 국경도시의 큰 문제 중 하나는 문맹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학교 내에 2개의 미니 도서관을 만들어 설치했습니다. 이 두 개 다 얼마나 사람들이 애용하는지요! 책의 회전도 정신없이 빠릅니다”
마을을 산책하다 어느 집 앞에 세워진 예쁜 미니 도서관을 처음 보았다는 낸시 존슨은 “책을 나눠 읽는다는 데서 시작된 이 아이디어가 얼마나 멋집니까! 함께 책을 나눠 읽으며 편안해지는 이 공동체 의식이 난 정말 마음에 듭니다”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미니도서관 무브먼트를 홍보하는 웹사이트도 있긴 하지만 앞마당 ‘작은 무료 도서관’은 컨셉 자체가 하이테크와는 거리가 있는 로우테크로 확산방법도 로우테크에 머물고 있다.
아이패드와 킨들의 시대에 미니 도서관이라니, 시대에 역행하는 듯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미니도서관은 전자기기로는 할 수 없는 커뮤니티 유대 강화를 훨씬 자연스럽게 이룰 수 있다고 브룩스는 강조한다.
“사람들이 거듭 강조하는 것은 손에 책을 든다는 것이 아주 친밀하고 가까운 접촉의 느낌을 준다는 사실이지요. 의미가 큽니다. 전자적인 접촉으로는 발견하기 힘든 스피릿 같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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