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예술은 거리에서 나온다"
▶ 웅장한 연꽃, SF시빅센터에 전시돼
18일부터 SF 아시안아트뮤지움에서 열리는 ‘아시아 현대미술 특별전(Phantoms of Asia)’에 초청된 한국 설치미술가 최정화<사진>. SF시빅센터에 전시되는 그의 작품 ‘숨쉬는 꽃’(breathing flower)은 역동적인 형태와 재질, 색감 이외에 모터가 장착돼 실제 꽃봉오리처럼 열리고 닫히면서 한국의 연꽃을 연상시킨다.
평단은 그의 이번 작품을 깨우침과 재탄생의 상징물로 평가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답은 파격이다. "나는 ‘저게 뭘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예술가는 누구나 중의 한사람일 뿐이며 예술에는 답이 없다. 각기 다른 관객의 반응이 답이다."
그는 서바이벌 정신이 살아있는 ‘아줌마와 시장’을 통해 예술적 영감을 이끌어낸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잦은 전학으로 마음 붙일 곳이 없었던 그를 키운 건 골목길과 시장이었다. 그래서 그는 종로5가 광산시장, 성남 모란시장에서 역동성을 느낀다. 예술과 일상의 관념과 영역을 해체시키며 쌍방향 소통을 지향하는 그는 하찮게 여길 만한 영등포 카바레의 버려진 포스터로, 사우나 의자와 돼지머리 오브제 합성으로, 밥상을 쌓아놓은 것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가 베이지역에 올 때마다 쓰레기 뒹구는 샌프란시스코 미션스트리트에 가길 즐겨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그는 보기만 해도 흥분되는 시장에서, 거리에서 예술을 채집하고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또 하나 그의 예술적 원천 ‘아줌마’는 반역 반란의 이미지를 그에게 부여한다. 그는 "밥 맛있게 하고 살림 잘하는 내 어머니가 제일 훌륭한 예술가"라며 "어머니의 창의성이 내 예술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내 작품은 관객들의 기념촬영대상이다. 예술은 헛깨비처럼 떠도는 유령의 아우라를 부여하는, 쓰잘데기 없는 것"이라며 "내가 세상과 싸우는 미적 언어는 ‘눈이 부시게 하찮은’ ‘치밀하게 엉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싸구려 바구니나 플라스틱으로 누구도 만들지 못하는 ‘최정화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유치해 보이는 것까지도 유치하지 않게 만드는 그만의 독창성에 세계는 그를 불러들이고 있다.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7월말 템즈강변에 풍선의 바람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고 올 10월에 열릴 우크라이나 키예프 비엔날레에서는 스위스 가구 브랜드 비트라의 디자이너 장 프루베(Jean Prouve)의 가구를 같이 결합시키는 콜래보레이션(서로 다른 분야의 브랜드와 브랜드, 또는 디자이너 간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창조물을 만드는 작업)을 통해 최정화만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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