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 임금 1,400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도움을 호소한 까를로스 아퀼라(35)씨의 손에는 당시 일을 시켰던 고용주의 명함이 들려있었다(본보 30일자 A3면). 어떻게든 피 같은 그 돈을 받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 보였다.
1년 넘게 그가 가지고 있던 명함엔 플로어 공사 업체의 이름이 선명했다. 명함에 있는 주소, 전화번호 등을 경찰이 역추적하면 고용주를 찾아내는 건 문제가 아닐 듯싶었다.
‘불체자’라는 약점을 악용해 노동자 임금을 착취하는게 범죄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 건 훼어팩스 메이슨디스트릭 경찰서장은 얼마전 일일 노동자들을 돕는 굿스푼선교회를 찾은 자리에서 이런 사람들에게 더 큰 정의의 망치가 기다리고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문제들이 다시 불거져 한인들을 민망하게 하고 있다.
이번엔 라티노 주민 권익옹호단체가 직접 나섰다. ‘버지니아 져스티스 센터’의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애난데일의 굿스푼 봉사 현장을 직접 찾아와 한인사회 차원에서 임금과 관련된 불법적 관행을 근절해줄 것을 호소했다. 악덕 업주의 고의적인 노동자 임금 체불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특정 업종을 비난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일일 노동자들을 자주 고용하는 비즈니스에서 피해 사례가 많다는 것은 주목해 볼 일이다.
굿스푼의 김재억 목사는 “라티노 주민들은 정말 한인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데 이런 원망을 들을 때마다 매우 속상하다”고 말했다. 일년내내 많은 한인들이 나와서 라티노 노동자들을 위해 봉사해도 이런 일이 터지면 미담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서로에게 감정적인 상처만 남는다.
광에 들어있는 과일을 다 썩게 만드는 건 벌레 먹은 사과 하나를 그냥 방치해둘 경우다.
어려울 때 서로 나누고 돕는 건강한 사회 기풍을 병들게 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약자를 괴롭히는 그릇된 의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
이민자들이 서로를 타겟으로 삼는 악습은 더욱 보기 흉하다. 소수계 가운데 비교적 강자의 위치에 서있는 미주 한인들이 타민족을 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