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중심은 어디일까? 인류는 아프리카의 어느 곳(에덴동산?)에서 시작했다는 일설이 있지만 중국은 예로부터 자신들의 나라를 세계의 중심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한자이름을 中國… 즉 세계의 중심이라 했다. 땅덩어리가 광대하고 문화가 융성… 다른 나라를기웃거릴 필요도 없었다. (물론 광대한 자만에 젖어 중국 근대화에 치명적인 오류를 낳기도 했지만) 아무튼 장구한 역사… 문화 유산에 관한한 중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요사이 중국바람이 거세다. 세계 경제대국2위로 부상… 어디를 가나 중국인, 중국 상품이 없는 곳이 없게 되었다. 조만간 미국도 추월할 기세라고 하니 어쩌면 세계가 다시中國… 즉 그 중심이 中華의 세계로 회귀하지말란 법도 없게 되었다. 예전에 섬머셋 모옴(영국)이란 작가의 소설 등을 읽으면서 서구인들의 중국에 대한 동경을 읽을 수 있었지만, 중국은 그 존재로서 이미 소멸될 수 없는상징… 알게 모르게 동서고금, 인류의 내면속에 누구에게나 동경을 주는 나라임은 분명한 것 같다.
베이지역은 차이나타운이 있는 곳이다. 오클랜드 차이나타운도 있지만 특히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은 아시아권 밖에서는 세계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인구로보나 상권의 규모로 보나… (역사적)상징성에서도 결코 다른 곳에 밀리지 않는다. 극장이있고 식당이 있고, 병원과 시장… 차이나타운에서는 구태여 밖에 나오지 않아도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 영어도 필요없고 그렇다고 자동차가 필요하지도 않다. 그러니까 도시 속의작은 중국인 셈이다. 간혹 그곳에 갈랴치면마치 동양화 속의 한마리 까치가 된 듯 정서적인 안식을 얻곤하는데, 고향은 아니지만 가까운 이웃에 온 듯한 느낌이라고나할까. 잡다한 상점들로 북적거리는 시장 거리를 걷다보면 물씬 풍겨오는 사람 냄새와 함께 수많은사건이 벌어질 것 같은 기대감으로 젖게하는데, 얼마전 모 정치인과 갱단의 연루같은 사건은 다소 쇼킹하지만, 늘 어딘가에선 경극공연과 같은 이국적인 풍류… 그 화려한 막이 펼쳐질 것 같은 이방인의 설레임으로 부풀곤 한다. 아무튼 중국… 어쩌면 이 세상에존재하지 않는… 절세의 꾸냥… 신비의 비술… 무릉도원의 안식 속으로 지친영혼을 잠시 망중한에 젖게하는… 고향같은 곳인지도모른다.
세계의 각 나라는 각자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중국의 경극은 우리민족의 판소리, 일본의 가부끼 등과 함께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 무형문화재 중의 하나이다. 얼마전 영화 ‘매란방(梅蘭芳)’ (ForeverEnthralled-2008년작)이란 영화를 보면 경극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지만, 울긋불긋 화려하고 두텁게칠해진 배우들의 화장… 보일듯 말듯, 그런듯아닌 듯, 기묘한 동작으로 사람을 홀리는 여장배우들의 연기… 경극은 너무도 먼나라의예술이지만 또 중국을 가깝게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전통 공연이다. 특히 매란방은 그를빼고는 경극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20세기초 중국 경극의 전성기를 이끈, 또 경극을 세계에 알린 경극 사상 최고의 배우였다. 경극에는‘ 단(旦)’이라는 여자역이 있는데 여배우도 있지만 남자가 분장하는 것이 더 요염한아름다움으로 통해왔다. 경극의‘ 단(旦)’을 소재로한 영화 ‘패왕별희’가 우리에게도 널리알려진 바 있지만 경극을 얘기하자면 뭐니뭐니해도 ‘패왕별희’의 모델이 되었던 매란방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매란방은 1894년에 태어나, 20세 때 이미명배우가 된 태고난 배우였다. 남색으로 물들인 소박한 청의가 노래를 겸했을 때 청삼이라고 하는데, 매란방은 청삼의 나긋나긋한몸맵시와 청아한 목소리로 중국과 세계의 경극 무대를 열광시켰다.
영화 ‘매란방’은 한 배우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경극은 무엇인가’의 상식을 인식시켜주며 ‘와호장룡’으로 널리 알려진 장쯔이가 매란방의 상대역 맹소동을 열연, 보는 재미도 있다. 경극은 오페라, 판소리 등과는 달리 입술을 움직이지 않으며, 배우의 섬세한연기를 통해 감동을 전달해야한다. 물론 요즘에야 매란방과 같은 명배우의 연기를 보기힘들어졌지만 그러기에 매란방 재현에 심혈을 기울인 영화 ‘매란방’이야말로 대륙의 향수(?)… 일탈의 희열을 느껴 볼수 있는 독특한 영화는 아닐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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