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하일지-남진우 논쟁’ 대표적
▶ 아내의 표절 논란에는 언급 없어
남진우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소설가 신경숙이 1996년 발표한 단편 ‘전설’의 한 부분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흡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소설가 겸 시인인 이응준씨는 16일 한 온라인 매체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창작과비평이 출간한 신 작가의 ‘오래전 집을 떠날 때’ 가운데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240~241쪽)이 유키오 작품의 구절을 그대로 따온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2015.6.17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의혹이 확산하면서 신 작가의 남편이자 시인 겸 문학평론가인 남진우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남 교수가 ‘표절 킬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문인의 표절 문제를 여러 번 신랄하게 다루었기 때문이다.
소설가 겸 문학평론가 이응준 씨는 그간 암암리에 거론되던 신경숙의 표절 의혹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글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에서 남 교수의 침묵을 ‘기적적’이라며 비꼬았다.
그는 "남진우는 하일지를 비롯한 여러 문인을 표절작가라며 그토록 가혹하게(아아, 정말로 가혹하게!) 몰아세우고 괴롭혔(다)"면서 "참으로 기적적인 것은, 그랬던 그가 자신의 부인인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에 대해서는 이제껏 일언반구가 없다는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남 교수는 표절 논란이 인 작가들에 대해 직설적이며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1997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은 비평글 ‘오르페우스의 귀환 - 무라카미 하루키, 댄디즘과 오컬티즘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에서 이인화의 소설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를 지목해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문장 몇 개를 훔쳐 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이 작가처럼 하루키를 닮지 않은 작가도 드물 것"이라며 "그의 문장 베끼기는 작가적 천품을 타고나지 못한 소설가 지망생의 안간힘과 간지가 낳은 한바탕의 소극에 불과하다"고 조롱했다.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장 아무개나 구 아무개 등도 하루키 소설을 모방한 조잡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며 다른 작가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991년 벌어진 ‘남진우-하일지 논쟁’은 문단에서 잘 알려진 일이다.
당시 남 교수는 소설가 하일지의 첫 번째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이 프랑스 작가 알랭 로브그리예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지적했으나 명확한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언어폭력’이라는 역풍을 맞은 바 있다.
문학평론가 권성우 씨는 2001년 비평서 ‘문화권력’에 실린 글 ‘심미적 비평의 파탄’에서 "남진우 씨가 하씨의 ‘경마장 가는 길’이 로브그리예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아무런 증거를 내세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 교수는 자신의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오르페우스의 귀환…’에서 "간교하고 부도덕하기로 말하면 어설프게 하루키를 흉내 낸 작가들보다 로브그리예의 변태성욕자’의 줄거리극을 그대로 베끼다시피한 ‘경마장은 네거리에서’의 하일지 작가가 더하다고 할 수 있다"며 하일지의 후속 작품에 대해서도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나아가 "한가지 분명히 해둘 것은 하루키 추종 및 모방 현상은 단순하게 단죄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회가 주어지면 표절, 모방, 패스티시에 관해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가며 분석한 글을 써보고 싶다"고 표절에 대한 강한 거부반응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이런 남 교수도 2000년부터 심심찮게 불거진 부인 신경숙의 표절 의혹에는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신경숙이 표절 의혹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남 교수가 섣불리 견해를 내놓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그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보여온 행보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남 교수가 근무하는 대학 연구실은 그가 현재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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