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음식 정체성 살려 최고 요리사 반열에
▶ 고급 레스토랑부터 푸드 트럭까지 꽉 잡아
【주류 활약 스타 셰프 4인】
한인 요리사들이 미국인들의 입맛을 바꾸고 있다. LA의 로이 최씨, 뉴욕의 데이빗 장씨, 샌프란시스코의 코리 리씨 등 ‘요식업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를 수상한 스타 셰프들이 동부와 서부 요식업계를 점령하더니 2010년 ‘아이언 셰프’ 우승자 에드워드 리씨가 남부 지역을 접수했다. 푸드 트럭에서부터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까지 메뉴의 경계와 영역을 넓히며 한국의 맛을 미국의 맛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한인 스타 셰프 4인을 소개한다.
▶이제는 고추장 전성시대
- ‘610 매그놀리아’ 오너셰프 에드워드 리
PBS시리즈 ‘셰프 마인드’(The Mind of Chef) 시즌 3에 출연한 한인 셰프에드 리(39·에드워드 리)씨는 남동부지역 최고의 요리사이다. 그가 켄터키주 루이스빌에서 11년째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 ‘610 매그놀리아’(610 Magnolia)는 몇 달 전에 예약을 해야할 만큼 인기가 높다.
2010년 ‘아이언 셰프’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은 그는 이듬해부터 4년 연속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 남동부 베스트 셰프 후보에 올랐다.
최근 AP통신에 한국 식재료에 관한 칼럼을 게재하며 “이제는 고추장시대이다. 김치는 누구나 잘 아는 양념이고 갈비 역시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셰프들이 찌개, 고기나 생선의 양념장에 깊이를 더하기위해 고추장을 사용하고 있다. 전성기를 맞고 있는 고추장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감자튀김을 고추장에 찍어먹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대 영문학과를 우등 졸업한 그는 22세에 문학가가 아닌 요리사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프랑스와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주방 경력을 쌓은후 1998년 ‘클레이’를 오픈했다. 2003년 켄터키주 더비에 터전을 잡았고 이듬해 파트너와 함께 인수한 레스토랑 ‘610 매그놀리아’가 성공가도를 달리며 남동부 최고의 식당이 됐다. 2010년 푸드네트웍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에서 우승했으며 지난해 ‘탑 셰프: 텍사스 시즌 9‘ ‘푸더그래피‘ ‘비자르 푸즈 아메리카’ 등에 출연했다.
▶한인 셰프 최초 미슐랭 3스타
- ‘베누’ 오너셰프 코리 리
고춧가루와 소금 등의 재료를 한국에서 공수해 김치를 직접 담근다는 셰프 코리 리(38·한국명 이동민)씨가 샌프란시스코 소마에 레스토랑 ‘베누’를 오픈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 수석 셰프로 미국 최고의 셰프로 불리는 토머스 켈러와 8년을 함께 했던 그는 이미 2006년 제임스 비어드 재단으로부터 ‘라이징 스타 셰프’라는 훈장을 달고 있었다. 토머스 켈러가 인정한 셰프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베누’는 이듬해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 베스트 뉴 레스토랑에 올랐고 지난해 10월 2015 미슐랭 가이드가 발표되면서 코리 리씨는 미슐랭 3스타 셰프로 등극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7세에 뉴욕으로 이민 온 그는 한식과 한식 재료에서 영감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외식 경험을 추구하고, 사람의 육체적인 감각 그 이상을 느끼게 하는 것이 오너 셰프 코리 이씨의 음식철학이다.
최근 요리책 ‘베누’를 출간한 그는 한식을 기본 정체성으로 삼아 세계적수준에 도달한 요리들에 치중하고 있다. 그가 창안한 32개 코스 메뉴를 소개한 이 책은 각각의 코스마다 셰프의 요리 철학, 사생활과 개인적 기억 등 짧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할머니의 김치찌개가 최고의 맛
- 모모푸쿠 제국 설립 셰프 데이빗 장
셰프보다는 기업인이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데이빗 장(38·한국명 장석호)씨는 설명이 필요 없는 미슐랭 별점 2점의 스타 셰프이다. ‘모모푸쿠(Momokufu) 레스토랑 그룹’의 설립자로 뉴욕에 모모푸쿠 누들바(NoodleBar), 모모푸쿠 쌈바(Ssam Bar), 밀크바(Milk Bar) 등이 있고 호주 시드니에 모모푸크 서이보(Seibo), 캐나다 토론토에 모모푸쿠 누들 바와 밀크 바, 니카이(Nikai), 다이쇼(Daisho), 쇼토(Shoto) 등이 있다.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종교학을 전공하고 월스트릿에서 일하던 그가 일본 라면 전문식당 모모푸쿠 누들 바를 오픈한 것은 지난 2004년이다. 2년 후에는 돼지고기 보쌈에서 영감을 얻은 ‘쌈바’를, 테이스팅 전문 ‘모모푸쿠코’와 디저트 전문 베이커리 ‘밀크 바’를 열어 환호를 받았다.
그의 베이커리에서 눈길을 끄는 메뉴는 김치와 베이컨을 넣은 이탈리아식 피자빵 ‘베이컨 포카치아’와 김치버터가 있다. "할머니가 만들어준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한다"는 데이빗 장씨는 짜고 달고 기름진 맛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2009년 음악 전문지 ‘롤링 스톤’으로부터 미국을 변화시키는 100인에 선정된 그는 캐나다와 호주에까지 모모푸쿠 제국을 확장시켰다. ‘모모푸쿠황제’로 불리는 그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 수상 셰프일 뿐 아니라 타임지선정 100인에 오른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요리사이자 포춘지 선정 40세 이하 40인에 뽑힌 기업가이다.
또, 남성 매거진 GQ와 푸드 매거진 본 애피타이트, 푸드와 와인 등이 그를 최고의 셰프로 인정하고 제임스 비어드 재단이 ‘금세기 최고의 셰프’로 꼽았다.
▶스트릿 푸드의 왕
- 더 라인 호텔 셰프 로이 최
한식과 멕시칸을 접목한 ‘고기 타코’(Kogi Taco)의 신화를 쓰며 푸드 트럭 시대를 연 셰프 로이 최(45)씨는 ‘음식이 팬시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2008년 고기 푸드 트럭을 시작해 LA스트릿 푸드의 대명사로 부상시켰다. 2010년 첫 레스토랑 ‘최고’(Chego)를 오픈하고 이후 ‘앨리바이 룸’(AlibiRoom)을 오픈했다. 이후 ‘더 라인 호텔’의 셰프로 영입되어 ‘팟’(Pot)과 ‘커미서리’(Comissary)의 셰프로 활약하고 있다.
턱수염, 힙합 티셔츠, 양팔 문신은 자연스럽게 내보이는 그의 인생은 그자체가 한 편의 영화이다. 두 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칼스테이트 풀러튼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웨스턴 스테이트 로스쿨을 중퇴했다.
24세에 방황기에 접어들었을 때 에메럴 요리쇼에 흠뻑 빠져 그 길로 요리학교에 등록했다. 이후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뉴욕의 컬리너리 인스티튜트 오브 아메리카를 마치고 10년만에 베버리 힐튼 호텔 주방장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고급스러운 호텔 요리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길로 한국식 소스와 김치를 비롯해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타코를 ‘고기’(Kogi BBQ)트럭에 실고 온 거리를 쏘다녔고 ‘LA길거리 음식을 완전히 변모시킨 스트릿 푸드의 왕’이 되었다.
더 라인 호텔에서 요리를 하지만 그는 여전히 고기 타코를 운영한다. 정크 푸드 대신 먹을 수 있는 싸고 맛있는 한 끼를 요리해주고 싶어서다.
최근 한 심포지엄에서 “오늘날 미식이란 이름 아래 모두가 고급만 추구한다. 셰프에겐 커뮤니티를 먹일 책임이있다. 꾸밈에 빠져들지 말라.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이들에게 가자"는 연설로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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