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성탄절)를 떠올리게 하는 순록과 각종 장식물을 뺀 스타벅스의 올해 연말 연휴 특별 에디션 컵이 일부 미국 보수 개신교 신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9일 전했다.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지난 1일 녹색으로 그려진 자사 대표 문양과 함께 몸통이 온통 빨간색으로 이뤄진 올해 성탄절 특별 컵 미국에 내놨다. 뚜껑의 색깔은 흰색으로 잡다한 것을 일절 배제한 미니멀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과 순록 등이 들어간 예년과는 분명히 다른 모양이다.
그러자 애리조나 주에 거주하는 전직 목사가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에 스타벅스가 크리스마스를 저버렸다는 글을 올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기독교 복음주의자로 자신을 '개인 소셜 미디어 사용자'라고 밝힌 조슈아 포이어스타인은 스타벅스가 예수 그리스도를 싫어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디자인을 컵에서 뺐다고 페이스북의 동영상에서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타벅스 매장의 바리스타에게 컵에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문구를 써달라고 해 받았다면서 모든 미국인과 전 세계 기독교인이 스타벅스 매장에서 이런 요청을 하라며 '메리 크리스마스 스타벅스'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총을 보인 채 매장에 들어갈 수 있는 애리조나 주의 오픈 캐리 법에 따라 총을 차고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가 바리스타에게 '위협 시위'를 벌인 끝에 뜻을 이뤘다고 MSNBC 방송은 소개했다.
포이어스타인은 스타벅스가 미국 사회의 화두인 '정치적 결벽성'((潔癖性. political correctness·약자와 소수자 를 상대로 차별적 언행·행위를 극도로 조심하는 태도)을 지나치게 고수한 탓에 기독교의 최대 명절인 성탄절을 앞두고 출시한 특별 컵에서 크리스마스를 배제했다고 다소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기독교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도 아우르려고 일부러 성탄절 문양을 뺐다는 뜻이다.
그가 지난 5일 올린 동영상은 조회 수 1천200만 건에 달하고 40만 명 이상이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부터 성탄절 연휴 특별 컵을 내놓은 스타벅스는 포이어스타인의 주장에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전·현 스타벅스 근무자들을 중심으로 회사가 단 한 번도 명시적으로 연말 특별 컵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담은 적이 없다는 반론이 쏟아졌다. 스타벅스는 9일 오전 자료를 내어 "예년과 달리 올해에 여러 디자인 문양을 빼고 단순하게 컵을 제작한 이유는 소비자의 창의성으로 컵 디자인을 채우라는 뜻"이었다면서 "수년간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올린 소비자의 창의적인 디자인을 평가하는 대회도 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 회사의 가치는 일체감, 포용, 다양성의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라면서 포이어스타인의 견해에 동조하는 일부 보수 기독교 신자들의 견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스타벅스의 연말 관련 상품은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스타벅스 상품권을 선물로 받은 미국의 성인은 2013년 8명당 1명에서 2014년에는 7명당 1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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