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C 퍼시픽아시아 뮤지엄, 1964년작 유화 소장자 기증 받아 전시

20세기의 가장 한국적인 화가 박수근이 타계 1년 전에 그린 작품 ‘귀로’.
가장 한국적인 국민화가로 추앙받는 박수근(1914~1965)의 작품 한 점이 남가주의 주요 박물관에 걸리게 됐다.
패사디나 소재 USC 퍼시픽아시아뮤지엄(PAM)은 박수근의 작품 ‘귀로’(Homeward Bound)를 박물관의 오랜 후원자 허브 눗바(Herb Nootbaar)로부터 기증 받았으며, 오는 18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제1 전시실에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 그림은 박수근이 타계 1년 전인 1964년 그린 작품으로, 아낙네 세 명이 아이를 업거나 머리에 바구니를 이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묘사한 가로 22×세로 17인치의 유화작품이다.
지연수 큐레이터에 따르면 이 그림은 1965년 박수근 타계 직후 친구들이 중앙공보회관에서 열어준 유작전에 전시됐던 작품으로, 당시 만들어진 전시 캐털로그에 작품사진이 실려 있다.
지연수 큐레이터는 “작품의 출처를 찾기 위해 강원도의 박수근 미술관을 방문, 캐털로그를 통해 확인했으며 작품제목도 영어로 표기된 ‘3명의 인물’(Three Figures)이 아닌 ‘귀로’임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전 가난한 화가였던 박수근의 작품은 미국인 소장가들이 좋아해서 당시 반도화랑을 통해 미국으로 많이 팔려 나갔는데, 이 작품도 캔버스 뒷면에 반도화랑의 도장이 찍혀 있다고 지 큐레이터는 전했다.
현재 107세의 고령인 기증자 허브 눗바는 작고한 아내가 약 40년 전 뉴욕에서 이 작품을 구입했으며, PAM의 오랜 후원자였던 아내를 기리기 위해 기증한다고 밝혔다.
박수근은 12세 때 밀레의 ‘만종’을 보고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하여 가장 독창적인 기법으로 한국 서민의 삶을 그려낸 서양화가였다. 그는 캔버스에 유화물감을 여러 겹 칠하는 기법으로 울퉁불퉁한 표면을 만들어 거친 재질감을 표현해 냈으며, 회백색의 톤을 주조로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모습을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구현한 서민화가이자 20세기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작품 ‘빨래터’는 2007년 경매에서 45억원에 낙찰돼 한국화 중 가장 비싸게 판매된 그림으로 기록됐다(이 기록은 지난달 김환기의 대작이 47억2,100만원에 팔림으로써 8년만에 깨졌다).
USC PAM 관계자들은 “박수근의 희귀한 작품을 캘리포니아 미술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소장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하고 특별히 올해 박수근 50주기를 맞아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46 N. Los Robles Ave. Pasadena, CA 91101, (626)449-2742, www.pacificasia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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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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