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영국의 음반 프로듀서 조지 마틴은 ‘제5의 비틀스 멤버'로 통했다. 영국의 록밴드 ‘비틀스'를 발탁, 이 팀의 모든 음반을 프로듀싱한 주인공이다.
런던에서 태어나 길드홀음악연극학교에서 고전음악을 공부했다. 1950년 음반사 EMI에 들어가 제작팀에서 일한 그는 비틀스의 매니저인 브라이언 엡스타인(1934~1967)을 만나 1962년 비틀스의 데뷔 싱글 ‘러브 미 두'를 제작했다.
1963년 1월 발표한 비틀스의 두 번째 싱글 ‘플리스 플리스 미(Please Please Me)'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마틴도 유명 프로듀서로 발돋움했다.
마틴은 스튜디오를 단순 녹음 장소가 아닌, 악기처럼 여긴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인물이다. 특히 사운드의 질감을 고려한 제작자였다.
비틀스 멤버들에게 기존 드러머 대신 링고 스타(76)로 교체하기를 요구한 이도 그다. 비틀스의 대표곡 ‘예스터데이'에 현악 편성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비틀스의 노래를 관현악으로 편곡한 첫 앨범인 ‘오프 더 비틀스 패스(Off the Beatles Path)'의 녹음도 지휘했다.
싱글 ‘러브 미 두'와 ‘플리스 플리스 미'가 실린 1963년 첫 앨범 ‘플리스 플리스 미'부터 비틀스 해체 직전인 1969년 발매된 ‘애비 로드'까지 비틀스의 대다수 음반을 프로듀싱했다.
비틀스 해체 뒤 1970년 링고 스타의 솔로 앨범 ‘센티멘털 저니'의 제작사로 나섰다. 1978년에는 비틀스의 전설적인 앨범이자 타이틀곡에서 제목을 따온 코미디 뮤지컬 영화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를 제작하기도 했다. 폴 매카트니(74)는 이 영화에 얼굴을 잠시 비췄다.
1998년 앨범 ‘인 마이 라이프'를 마지막으로 음반 프로듀서 직을 내려놓았다. 비틀스의 실험적인 앨범 ‘러버 솔'(1965)에 실린 동명 곡에서 제목을 따왔다.
존 레넌(1940~1980)이 자신의 삶을 자전적으로 담은 곡으로 알려졌다.
마틴 역시 자신의 일생을 비틀스 곡들의 리메이크로 정리한 앨범에 이 제목을 붙인 것이다. 마틴은 이 곡의 원곡의 피아노 연주도 맡았었다.
비틀스 외에도 쟁쟁한 뮤지션들의 앨범을 제작했다. 엘라 피츠제럴드, 밥 딜런, 엘턴 존, 스티비 원더, 제프 벡 등의 명반이 그의 손을 거쳤다.
대중음악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 받아 1996년 영국 여왕에게 ‘대영제국 훈장'을 받아 경(Sir)으로 불렸다. 1999년 로큰롤 명예의전당 ‘비공연자' 부문, 2006년 영국 음악 명예의전당에도 헌액됐다.
2011년 프랜시스 헨리 감독은 마틴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 조지 마틴'을 개봉하기도 했다. 2013년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통해 한국에도 소개됐다. 그의 아들인 자일스 마틴(47) 역시 음반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다. 자일스는 영국과 미국 음악 차트에서 1위에 오른 비틀스의 곡만 모아놓은 앨범 ‘1'(2000)이 지난해 새로운 믹싱을 입고 재발매됐을 때의 작업을 총괄했다.
지금까지 남은 비틀스 멤버는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뿐이다. 레넌은 1980년 자신의 광적인 팬인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조지 해리슨(1943~2001)은 폐암으로 숨을 거뒀다.
링고 스타는 자신을 발탁해준 마틴의 죽음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신의 가호가 깃들기를. 당신의 모든 사랑과 친절에 감사를 보낸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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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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