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를 보고 싶어하는 노모를 위해 숨진 아들을 대신할 대역을 구해 만나게 해 준 한 중국 남성의 '아름다운 거짓말'이 중국에서 화제다.
19일 중국 신랑(新浪·시나)망에 따르면 황샤오융(黃小勇·56)은 지난 17일 창사(長沙)에서 시력을 점점 잃어가던 89세의 노모에게 아들 황거(黃<舟+可>)가 건강하게 돌아왔다며 손자를 노모의 품에 안겼다.
하지만 사실 노모가 만난 이는 황거로 분한 대역이었다. 선천성 진행형 근육수축증을 앓고 있던 아들 황거는 이미 7년 전에 숨진 상태였다.
황샤오융씨는 당시 손자가 숨진 사실을 알릴 경우 쇠약한 노모가 크게 상심할 것을 걱정해 그의 사망 사실을 숨긴 채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노모를 안심시켜왔다.
희귀질환을 앓고 있던 황거는 지난 2006년 자신을 도와주고 격려해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아버지 황샤오융씨와 함께 3륜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 1만3천㎞를 여행하던 사연이 중국중앙(CC)TV에 소개되며 그해 중국을 감동시킨 10대 인물로 올랐던 청년이다.
18세까지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는 21세 때인 2009년 11월 숨을 거둠으로써 중국의 근육수축증 환자 가운데 가장 오래 산 기록도 갖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당시 삼성전자 '화합(和諧)의 사절'로 아버지와 함께 봉송 주자로 뛰기도 했다.
그렇게 아들의 사망 소식을 오랫동안 숨겨왔던 황샤오융씨는 올해 초 노모에게 손자가 회복되고 있으며 혼자 설 수 있게 됐다고 안심시켰다가 또다시 거짓말을 보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자신이 시력과 청력을 완전히 잃기 전에 손자를 꼭 보고 싶다는 노모의 애원에 그는 현지 언론을 통해 나이 25∼28세에 키 170㎝, 몸무게 55㎏ 가량의 남성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결국 왕펑(王峰·28)이라는, 아들의 용모와 흡사한 한 청년이 황거의 대역을 자원하고 나섰다.
황샤오융씨는 왕씨를 노모와 만나게 하기 전에 아들과 친숙해지도록 아들의 무덤에도 데리고 가고 아들이 생활했던 침상도 보여줬다. 휠체어에 앉는 법, 목발 짚고 걷는 법도 가르쳤다.
서로 휠체어에 앉아 양로원에서 '손자'와 마주하게 된 황씨 모친은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한 채 결국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 "어떻게 지냈느냐. 광저우에서는 지내기 괜찮으냐" 등의 안부를 물으며 식사를 하며 서기도 하는 손자의 건강한 모습을 지켜본 노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황씨는 전했다.
왕씨는 할머니의 꿈을 이뤄주는데 일역을 담당해 만족스럽다며 앞으로도 황씨와 계속 연락을 해 틈틈이 황거의 대역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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