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아픈데 괜히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나 혼자 가면 좀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는 분들께도 적극 추천하는. 음악만 잘 듣고 갈수 있는 공연입니다."(김효영·드럼)

밴드 ‘에브리 싱글데이'가 26일 서울 서교동 에반스라운지에서 단독 콘서트 ‘집중'을 열었다. 최소한의 조명과 영상으로 연출된 무대와 풀 밴드사운드로 꽉 채워진 음악으로 제목처럼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연이 될 예정이다.

“저희는 정말 전통적이고 ‘올드'한 방식으로 음악에 충실한 공연을준비하고 가거든요.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군림하거나 하지 않고, 관객과의 교감 뭐 이런 공연도 아니고요"(김효영), “멋지진 않지만, 수평적인 느낌?"(문성남·보컬/베이스)

지난해 말 4년 만에 여섯 번째 정규앨범 ‘아무렇지 않은 듯'을 발매했다. 그동안 ‘파스타’ ' 골든타임‘' 너의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 인기 드라마 OST를 전담하며 아이러니하게‘밴드'보다 ‘OST계의 히트메이커'로더욱 이름을 알렸다.

그런 이들이 오랜 기간 준비해서다시 앨범을 내 놓은 이유는 간단하다. 디지털 싱글로 무형의 음악을소비하는 것이 주가 된 시대에 굳이 유형의 CD 안에 12곡을 꽉 채운정규앨범을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밴드니까."(문성남)

“우리가 OST를 하는 팀인가, 우리는 밴드인데"(문성남), “정체성에대한 고민이었던 것 같아요. 꼭 CD로 된 정규 앨범을 내자고 했던 것 자체가. 드라마 음악 작업할 때보다 더 합주나 편곡을 고집스럽게 했던 것도다 그 정체성에 관한 거였죠."(김효영)

28곡 중 12곡은 만장일치제로 추렸다. CD를 통으로 들을 것을 염두에 두고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을 기준으로 했다. 그 흐름에 방해가 되거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곡은 아무리 좋아도 과감하게 뺐다.

타이틀곡 ‘스위트 일루션(Sweet Illusion)'을 비롯해 ‘고잉 다운(Going Down)‘ '레미니스(Reminisce)'는 처음부터 만장일치로 통과된 곡이다.‘ 레디 투 러브(Ready to Love) '‘투나잇(Tonight)'‘ 잇 쿠드 비 러브(It Could Be Love)'와 논란이 조금 있었던 ‘바람에 밀려'까지 앨범에 담겼다.

“제가 끝까지 우긴 곡이 ‘바람에 밀려'거든요. 사실 빠질 뻔 했어요"(김효영), “다른 곡이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정하자고 했는데 효영이가 실망했어요. 얘는 심지어 타이틀곡으
로 하자고 했거든요. 지금 계속 삐져있는 상황이에요."(문성남)

이 외에도 앨범에는 지금까지 발표했던 드라마 OST‘ 틱톡 ‘' 러키 데이(Lucky Day)‘' 에코 ‘'소나기‘' 모래시계' 등 다섯 곡이 실렸다.“ 이미 발표한 노래를 굳이 또 넣어야 하는지"(문성남) 고민도 있었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한 부분"(정재우·기타)이었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문성남의 건반 선생님인 ‘로켓트리' 이상유가‘ 틱톡,' e-메일을 통해 부산과 서울 사이의 거리를 뛰어 넘어 함께 작업한 브라스 밴드 ‘스카웨이커스'가 ‘러키 데이,' 평소 친분이 있던‘ 노브레인'의 이성우와 싱어송라이터 정차식이 각각 ‘소나기'와 ‘모래시계'를 불렀다.

4년 만에 밴드 활동을 재개하면서 지난해 8월부터 매달 두 곡씩 정규앨범 수록곡을 선공개하는 동시에‘ 검색에브리싱글데이'라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18년차 밴드인만큼 팀 이름이 좀 더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인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