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숱한 화제 속 경선 맞대결 구도로 압축
▶ 막말·기행·유권자 반감 지저분한 결선 예고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가 3일 인디애나주 대결을 계기로 사실상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간 본선 맞대결 국면으로 급변했다.
특히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에 이어 2위를 달리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인디애나 패배 직후 경선 중단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 할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이로써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워싱턴 정가의 최고 '인사이더'와 억만장자 재벌이자 리얼리티 쇼 진행자 출신인 철저한 '아웃사이더'라는 극단의 두 인물이 백악관행을 놓고 펼칠 향후 세기의 대결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게 됐다.
3일 인디애나에서 실시된 공화·민주 양당 경선에서 한 유권자가 인디애나 카멜에 마련된 홀리 트리니티 그리스 정교교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중부시간) 시작된 인디애나주 공화당 경선은 트럼프의 승리였다. 월스트릿저널(WSJ)과 NBC 뉴스가 지난 1일 발표한 공화당 인디애나주 경선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49%에 달해 34%에 그친 2위 주자 크루즈 의원을 압도했다.
이미 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매직넘버'인 1,237명의 80%가량인 996명을 확보한 트럼프는 이날 승리로 인디애나주에 할당된 57명을 거의 챙기면서 경선 승리를 사실상 선언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질주에 오는 7월 결선투표 격인 '경쟁 전당대회'(contested convention)를 열어 아웃사이더인 그를 낙마시키고 제3의 인물을 당 대선후보로 지명하려던 공화당 수뇌부의 구상은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우, 같은 여론조사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사실상 당 대선후보로 올라선 클린턴 전 장관을 52%대 48%의 근소한 지지율 차이로 눌렀다. 하지만 대의원수는 득표율에 따라 나누기 때문에 클린턴 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민주·공화당의 공식 경선 레이스는 6월 초·중반까지 계속되지만, 양측은 이날 경선을 계기로 사실상 경선 승리를 선언하고 본선 대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이 2일 공개한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가상 대선 양자대결에서 각각 39%와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두 주자의 '본선 맞대결' 구도가 가시화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 전 장관을 꺾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선 본선은 이변이 속출했던 경선 레이스를 뛰어넘는 파란을 예고했다.
또 NBC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몽키가 3일 공개한 트럼프의 공화당 내 지지율은 지금까지 가장 높은 56%를 기록해 만약 트럼프가 당 대선후보로 지명된다면 그에 대한 지지를 둘러싼 논란도 급속히 수그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2월1일 치러진 첫 경선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주에서의 졸전으로 '대세론'이 꺾이며 위기를 맞았지만, 특유의 저력과 마이너리티의 지지를 기반으로 '수퍼·미니수퍼 화요일' 대회전과 뉴욕·5개 주 경선을 싹쓸이하며 경쟁자인 샌더스 의원을 압도하고 당 대선후보를 사실상 거머쥐었다.
트럼프 역시 압도적 경선 승리행진에도, 후보 난립과 주류 측의 결사적 저지, 막말과 기행 등에 대한 비판여론 등 탓에 대의원 확보 50%를 못 넘겨 결국 돌풍이 꺾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워싱턴 주류정치에 대한 반감을 발판삼아 '기적'을 연출했다.
언론들은 백악관행을 둘러싼 두 후보의 대결과정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트럼프의 각종 인종주의적 선동 등에 대한 치열한 비방전이 전개되면서 역대 '가장 지저분한' 대선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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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주즈 경선 중단 선언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인 테드 크루즈(텍사스)가 경선레이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크루즈는 3일 인디애나 주에서 치러진 경선에서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크게 패배한 뒤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는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크루즈는 "나는 그동안 승리로 향하는 길이 있는 한 경선을 계속하겠다고 말해왔다"며 "그러나 오늘 밤 나는 유감스럽게도 그 같은 길이 불가능해보인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크루즈는 지난해 3월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대선출마를 선언했으며 지난 2월1일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 뒤 줄곧 2위를 지켜왔다.
공화당 내 강경 극우세력을 일컫는 '티파티'(teaparty)의 총아로 불리는 소장파 보수주자이자 초선인 크루즈 상원의원은 1970년 캐나다 앨버타 주 캘거리에서 태어났으며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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