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로 미 주립도서관 시스템 이용 한국어 도서대출
▶ 맥컬리 공립도서관 ‘한국어 도서코너’ 미주한인이민종가 하와이 자부심
문숙기/유진 부부한국도서재단 설립자
맥컬리 모일릴리 공립도서관 한국어 도서코너는 114년 이민역사를 자랑하는 이민종가 하와이의 자긍심이다. 이곳에 가면 한국어 신간도서 외에도 전자도서 대출 시스템, 한국의 유명 드라마 DVD와 K-Pop CD 등이 비치되어 맥컬리 주립도서관은 주 내 최고 대출율을 기록하는 도서관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미국에서 최초로 주립도서관 시스템을 이용해 한국어 도서가 주민들에게 대출되고 있고 그 도서 규모도 3만여권이 넘는다. 2013년 12월부터는 전자도서 대출도 가능해졌다. 미국에서 한국도서 구입비를 따지지 않더라도 맥컬리 주립도서관내 한국어 도서코너가 이민자들에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이곳을 이용해 본 한인들은 잘 알게 된다.
누구나 쉽게 찾아가 너무 많은 한국어 도서를 접하고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모르는 행복한 고민을 하기까지 20여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곳의 시작은 1996년 문숙기/유진 부부에서 시작된다.
당시 하와이 주정부는 예산 부족으로 주립도서관내 도서구입비가 삭감했고 그 가운데 소수민족 한국어 도서구입비 2,300달러를 전액 삭감했다. 이유인즉 이용자가 거의 없기 때문. 이 소식을 신문지상을 통해 접한 문씨 부부는 주정부가 소수민족 한인사회를 무시한 처사라는 생각에 안타까움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 분노가 문씨 부부의 솔선수범 기부로 이어졌고 자원봉사자들의 조직된 힘 그리고 한인사회와 나아가 한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20여년의 세월 속에 오늘의 값진 문화유산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문스북클럽으로 시작해 한국도서재단으로 출범하기까지에는 무엇보다 문숙기/유진 부부의 가슴 뭉클한 감동의 스토리가 있다.
애초 문숙기여사 부부는 삭감된 도서 구입비를 지원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주정부가 도서구입을 하는 과정을 지켜 보니 누구보다 비즈니스 감각이 탁월한 문숙기 여사에겐 너무나 비효율적이었다.
주 정부가 한국 도서를 한국에서보다 3∼4배 비싼 가격으로 현지에서 사고 있었던 것이다.
문여사는 기부자가 아닌 도서 구매에도 직접 나서기를 자처했다. 자신이 주 정부를 대신해 국내 대형서점에 연락해 직접 도서를 샀고, 대한항공을 설득해 무료로 운송했다. 1997년부터 지속적으로 한국 도서를 사들이며 2005년에는 '한국도서재단'을 설립, 이와 함께 하와이 동포, 한국 정부,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모금을 추진해 매년 3만 달러 정도의 도서 구입비를 확보했다. 그리고 2012년부터는 주정부로부터 연 2만달러 한국도서 구입비 지원을 받아내기에 이른다. 1996년 2,300달러 예산에 200권에 불과하던 주립도서관 한국 도서는 2017년 현재 주정부 지원금 2만달러에, 3만 권에 육박하는 책이 대출되고 있다. 매년 1천여권에 달하는 신간도서를 구입하고 있고 이 운송은 팔라마 마켓이 무료로 대행해 주고 있다.
문여사는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한인사회와 한국정부가 힘을 모아 주정부와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뚫고 여기까지 오기까지 힘든 일도 많았지만 한국어 도서코너에 쌓여가는 책들을 바라보면 모든 피로가 풀렸고 저의 말기 암 치료 원동력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문여사는 “배운 것도 없는 사람이 정말 사심없이 이 일에 미치지 않았다면 그리고 미 공무원 조직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남편의 전략과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결실은 불가능했다”고 단언한다.
문 여사는 2010년 7월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자신의 전 재산을 도서재단에 기부할 의사를 밝혔고 그 결심은 새해들어 실천에 옮겨졌다.
1월27일 100만달러를 한국도서재단에 기부했다. 재단 후배들이 더 이상 도서구입비 마련을 위해 고생하지 않고 하와이 주립도서관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한국어 도서구입 중단은 없었으면 하는 염원으로 100만달러를 기부한다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했다.
한국에서 고급 한정식 요리집을 운영했던 문여사는 1981년 여행 차 하와이를 방문했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하와이에 정착했다.
와이키키 유명 호텔에서 보석과 가방 전문점을 운영하며 비즈니스 우먼으로 경제적 기반을 다졌다.
그녀의 탁월한 사업가적 기질과 공무원 출신 남편의 전략과 전술이 자원봉사자들의 노력과 커뮤니티 지원과 어우러져 까다롭기로 유명한 하와이 주정부 도서시스템을 흔들며 한국어 도서대출을 가능하게 했다. 더 나아가 주정부 지원금도 받아내기에 이른다. 덕분에 하와이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주거지에 관계없이 주립도서관 시스템을 이용한 한국어 도서 대출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특히 한인사회 문화적 혜택이 부족한 이웃 섬 한인들이 팍팍한 이민생활 속에 촉촉한 삶의 윤기를 더하고 있다. 문숙기/유진 부부의 이야기는 2014년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당시 본보는 반크를 초청해 하와이대학교에서 독도 문제를 널리 알리는 세미나를 갖는 과정에서 한국도서재단과의 만남도 주선했고 문숙기/유진부부 스토리에 감동받은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숨은 재외동포 영웅 발굴·홍보 프로젝트’ 제1탄의 주인공으로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기에 이르렀다.
'하와이 한국도서재단' 20년의 역사에는 이민의 나라 미국에서 소수민족이 성공적으로 권익을 찾아가는 모범답안이 담겨져 있다. 이 역사 속에서 우리와 후손들은 한국문화를 해외에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롤모델을 찾게 될 것이다.
문유진
1935년 서울 출생
1953년 미군 정보과 근무
1961년 동국대 영문과 졸 유학
미조리주립대 신방과 석사
1968년 호놀룰루 시 공보관
1984년 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1991년 미 해군 수사국
1996년 미 연방수사국
2007년 연방공무원 은퇴
문숙기
1941년 서울 출생
1981년 도미
1996년 문스북클럽 조직
한국어 도서구입 시작
주립도서관 시스템을 이용
한국어 도서대출 시작
2005년 한국도서재단 설립
2017년 재단에 100만달러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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