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지 않고 텔아비브에 그대로 두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자 예루살렘으로 수도로 삼으려 하는 이스라엘 정부는 실망감을 표출했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토록 한 연방의회 법령이 6개월간 유예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미 대사관 이전 공약을 스스로 보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과 당선인 시절 여러 차례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의향을 이스라엘 측에 전달해 인근 아랍 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이번 결정은 미국내 이스라엘 지지자들을 실망시키는 조처로 해석된다. 이스라엘 정부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일관된 정책은 다른 대사관과 마찬가지로 미국 대사관이 우리의 영구적 수도인 예루살렘으로 이전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사관들을 예루살렘 밖에 두는 것은 평화를 연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환영의 뜻을 보였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평화에 대한 기회들을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이번 결정을 두고 “평화 촉진에 대한 미국의 진지함을 보여주는 중요하고 긍정적인 단계”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공약을 달리 생각하게 된 것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의 미국 방문 때부터라고 분석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이 아랍권의 폭력적인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정권에서 줄줄이 실패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을 해결해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점도 이번 대사관 이전 보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방 의회는 1995년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법안을 의결했으나 대통령이 국익과 외교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이를 6개월간 보류할 수 있도록 하는 유예조항을 두고 있다.

텔아비브에 위치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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