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명 뛴 이란과 답답한 0-0 …본선 확정 찬스 놓쳐
▶ 투지-의욕 넘쳤지만 유효슈팅 하나 없는 무딘 공격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되자 한국 선수들이 아쉬움과 허탈함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
한국 축구가 결국 벼랑 끝에 선채 우즈베키스탄 원정 최종전에 나서게 됐다. 이란과 운명의 대결에서 한 골만 뽑았어도 본선 티켓을 확정짓고 홀가분하게 우즈베크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지만 골은커녕 유효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한채 무승부에 그치며 풍전등화의 위기상황을 맞게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홈경기에서 6만여 홈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이란과 전후반 90분간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이란 선수가 후반 7분 퇴장당해 얻은 수적 우위에도 불구, 유효슈팅 ‘제로’의 무딘 공격 탓에 0-0으로 비겼다. 이 경기와 동시에 펼쳐진 다른 A조 경기에서 중국이 우즈베크를 1-0으로 꺾었기에 한국은 이날 이겼더라면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으나 그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4(4승2무3패)로 A조 2위를 유지했으나 이날 카타르를 3-1로 꺾고 3위로 뛰어오른 시리아와 4위 우즈베크(이상 승점 12)에 승점 2점차 불안한 리드를 지켜 오는 5일 우즈베크 원정에서 패할 경우 본선 탈락 가능성도 생겼다. 만약 한국이 우즈베크에 패하고 시리아가 이란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한다면 한국은 조 4위로 밀려 본선행이 좌절된다. 한국이 우즈베크와 비긴다면 우즈베크는 따돌릴 수 있지만 시리아가 이란을 꺾을 경우 시리아와 승점이 같아지면서 골득실차에서 뒤져 조 3위가 되며 험난한 플레이오프의 길로 나서야 한다. 결국 자력으로 본선행 직행 티켓을 따내려면 우즈베크 원정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게 됐다.
신태용호는 이날 이란전 4연패 사슬을 끊기 위해 필승의 각오로 나섰지만 의욕과 투지에도 불구, 공격의 창끝은 무디기만 했다. 부상으로 출장여부가 불투명했던 황희찬과 손흥민이 모두 선발로 출장하면서 이재성과 함께 삼각편대로 이란 골문을 노렸지만 결과는 이란전 두 경기 연속 유효슈팅 제로에 5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 행진의 수모였다. 이란과의 상대전적은 9승8무13패가 됐다.
무릎 부상을 당한 황희찬과 오른팔 골절 수술 후 불편함이 남아있는 손흥민은 이날 나란히 선발 출장해 시종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공격진과 미드필드진 사이의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경기장 잔디 상황이 쉽게 미끄러지는데다 미끄러질 때마다 깊숙이 파이는 등 매우 좋지 않아 공수간에 효과적인 연결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한국은 초반부터 공세로 나섰으나 이란 역시 거친 플레이로 맞받아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14분 권창훈이 페널티아크 바로 옆에서 프리킥을 얻어냈으나 손흥민이 낮게 깔아 찬 킥이 수비수 발끝에 맞고 굴절돼 코너킥을 얻는데 그쳤고 이어진 코너킥은 구자철 머리에 맞았으나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이어 18분에는 장현수가 김민제의 헤딩패스를 받아 결정적인 헤팅슛을 시도했으나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나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이란은 전반 37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레자 구체네자드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키퍼 김승규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후반 7분 이란의 사이드 에자톨라히가 공중볼 경합 후 넘어진 수비수 김민재의 머리를 밟았다가 퇴장당해 남은 시간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 하지만 한국은 10명의 이란을 상대로 계속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며 전혀 수적 우위를 느낄 수 없는 플레이를 했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27분 이재성을 빼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했으나 별무신통이었고 후반 30분 페널티박스 바로 밖에서 얻은 프리킥에 기대를 걸었지만 권창훈의 날카로운 왼발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신 감독은 43분 이동국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끝내 이란 골문을 열지 못하고 경기를 마치고 말았다. 슈팅 6개 가운데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던, 결과적으로 전임 슈틸리케 감독 시절과 달라진 게 전혀 없었던 답답하고 아쉬었던 경기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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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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