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풍에 산불 악화, 주민 10만명 대피해...사망자 40명, 건물, 가옥 5천700동 전소
▶ 진압 진전 있어...‘아틀라스 산불’ 45% 진압
산타로사의 포도밭과 그림처럼 서있는 와이너리 건물이 14일 산불로 위협을 받자 가주소방국 소방헬리콥터가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그러나 소방국은 강한 바람으로 인해 화재 진압작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AP]
북가주 산불대란이 계속되면서 주·연방 정부와 가주소방당국 및 관련 당국들이 산불 진압 및 사태 진정 조치에 총력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소노마 카운티에 14일 다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간밤에 돌풍이 강해지면서 산불이 더 번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북가주 전역에 시속 35∼45마일의 돌풍이 불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새로운 산불이 시작되면 무서운 속도로 번질 수 있다. 땅에는 바짝 마른 '연료'들이 있다"고 경고했다.
소노마 카운티 재난 당국은 전날 밤 이스턴 소노마 밸리의 주민들에게 대피 준비를 하라고 전했다. 이어 이날 새벽 2시에는 강제 대피령이 발령됐다.
밤새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나, 14일 오후 5시 20분 기준 40명으로 보고됐다. 또한 현재까지 남·북가주 통합 22만여 에이커 이상이 전소되고, 5,700채의 건물이 불에 탔으며, 9만여 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파 카운티에서는 총 224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으며, 그 중 74명이 아직 실종 상태다.(14일 오후 1시 현재). 소노마 카운티에서만 20명이 사망하고 256명이 실종 상태다. 실종됐다고 신고된 1천308명 중 1천52명은 소재가 확인됐다.
소노마 카운티 글렌 엘렌 인근 12번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넌스 산불’이 시속 20마일의 강풍으로 인해 확산돼 14일 산타로사 지역에 대피령이 내려져 3,000여 명의 주민이 산타로사에서, 250여 명의 주민이 인근 타운에서 대피했으며, 우드밸리 로드와 로밸 로드에 위치한 수 채의 주택 건물이 추가로 전소됐다.
‘노르봄 산불’ 등 3개의 산불과 합쳐진 ‘넌스 산불’은 현재까지 4만 6,000여 에이커를 불태웠고, 오직 10% 만이 진압됐으며, 강풍을 타고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14일 오후 11시까지 내려졌던 노스베이 힐 강풍 적색경보를 15일 오전 8시까지 연장했다.
가이저빌 북쪽 가이저 로드부터 초크 힐 로드 인근 128번 고속도로 지역에도 14일 오후 ‘파켓 산불’로 인해 강제대피령이 내려졌다.
1만 996에이커의 ‘파켓 산불’은 5% 진압됐다(14일 오전 9시 현재). 또한 3만 4,000에이커의 산불 피해를 입은 레드우드밸리에는 13일 오후 4시 10분에 규모 4.0의 지진이 일어났다.
강풍으로 인한 산불 연기 피해도 여전해 나파시 공기 오염도는 312치수의 “위험”(hazardous, 300치수 이상) 수치를 기록했으며,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페어필드와 오클랜드시 또한 각각 “매우 해로운”(very unhealthy, 211치수) 수치와 “건강에 해로운”(unhealthy, 177치수)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미 환경보호국(EPA)은 보고했다.
산타크루즈 카운티에서는 세인트 프란시스 고등학교와 소퀠 고등학교 풋볼 경기가 11월로 미뤄졌다.
캘리포니아 산림보호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주거 지역과 삼림 등 864㎢에 이르는 면적이 불탔다.
건물과 가옥 5천700여 동이 전소했고 대피한 이재민은 10만여 명에 이른다.
산타로사 시에서는 가옥 3천 채가 전소했고 12억 달러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소방관 1만여 명은 24시간 내내 화재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으나 건조한 날씨와 강풍 탓에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마냥 제자리걸음이었던 산불 진압에도 진전이 있었다.
14일 오전 10시 현재 5만 383에이커까지 확산된 “아틀라스 산불”은 무려 45%나 진압됐으며, 20번 고속도로 북쪽 3만 4,000에이커 크기의 ‘레드우드 산불과 ‘포터 산불’은 20% 진압됐다.
14일 오후 3시부로 서터 산타로사 리져널 병원 대피령이 해제됐으며, 전력을 잃은 27만 9,000가구 중 93%의 전력 공급이, 3만 6,000가구 중 36%의 개스 공급이 회복됐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14일 오후 산타로사 고등학교 캠퍼스에서 연설 중 “이번 산불은 캘리포니아 주 역사상 최악의 재난”이라며 이어 “현재 소방관들과 의원, 주민들이 서로 협력해 상황을 이겨내 가는 모습은 미국의 참모습”이라며 상황에 대처하는 당국과 주민들을 격려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연방 상원의원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현 산불 사태에 대한 보조·지원을 상의했다”면서 “피해 주민들은 각 개인당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으로부터 최대 3만 2,0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아직 산불이 완전히 진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주민들에게 대피령 등 당국의 지시를 따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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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에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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