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을 펼친 김덕수 사물놀이패 단장<사진>은 명불허전의 무대를 보여줬다.
한국의 소리 세계의 소리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신명을 쏟아낸 공연 후 인터뷰한 내용이다.
▲20년만에 SF를 찾은 느낌은
- 동양인이 부쩍 많아진 것 같아 친밀감이 든다. 1968년 UC버클리에서 공연한 후 두번째 방문이다.
▲세종학당재단 후원으로 오게 된 이유는
- 전세계 비한인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하는 세종학당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한국어의 세계화뿐 아니라 융복합적인 한국문화 보급 확산에 세종학당이 앞장서고 있다. 올해로 데뷔인생 60주년을 맞았고 사물놀이를 시작한지 내년이면 40주년이다. 나는 지난 60년간 우리나라 신명을 책임진 셈이다. 필요하다면 세종학당과 어깨동무하고 사물놀이를 확산시켜가겠다. 해외 세종학당 초청은 샌프란시스코가 처음이다.
▲해외팬층이 많으신데
- 지난 7, 8월에도 유럽 8개국 순회공연을 마쳤다. 그동안 공연만이 아니고 교육 워크샵을 함께 진행해왔다. UC데이비스, UC버클리, 스탠포드 등 80년대 양성한 제자들이 이곳에도 많다. 전세계 제자들이 각 대학의 음악교수들이 됐다.
▲이곳에도 사물놀이 수요가 많은데
- 전세계에 저작권없이 동영상, 교칙본, 악보를 보급해왔다. 태권도 사범처럼 그 지역의 사물놀이가 활성화되도록 전문가를 양성해 정기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미공립 정규학교 음악교실에서 사물놀이가 강습된다면 국악의 해외 저변확대, 세계화는 이뤄질 것이다. 우리세대는 사명의식, 시대의식으로 달려왔지만 지금세대에게는 전문직업이 돼야 한다. 지난 20년간 대학에서 교육에 힘써온 것도 바로 그 이유다. 매년 국제음악교육학회 등과 함께 사물놀이를 전세계에 소개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활용하도록 해왔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도 올해가 정년이니까 그후에는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불러만 준다면 언제든 찾아오겠다.
▲사물놀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 사물놀이는 우리의 근본이다. 울림 자체가 우리 민족이 살아왔던 자연의 상징이다. 어느 민족이든 그들이 살아왔던 자연의 소재로 악기를 만든다. 나라마다 울림이 다르고 진동이 다른 것도 그 이유다. 꽹꽈리, 징, 장구, 북은 우리 신명의 뿌리이다.
신명은 에너지, 우리의 멋, 맛, 우리의 색깔이다. 20대 중반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창출해야 하느냐는 예인의 정신으로 고민한 것이 바로 사물놀이였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전세계인이 우리 신명에 열광하는 것을 봤다. 지금은 오대양육대주에 사물놀이가 있다.
이제는 그 가치를 국가브랜드화해야 한다. 그런데 시위문화마다 등장하는 사물놀이가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반정부 이미지로 작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09년 영국 캠브리지대학 개교 800주년 초청공연 수락 때도 사물놀이 교육을 공식요구해 캠브리지 사물놀이패가 창단됐었다. 분명한 것은 사물놀이가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만의 신명은 우리만의 언어이다. 세계인이 우리의 신명을 함께 즐긴다면 내가 살아온 보람을 느낄 것이다. 그렇기에 세계인을 교육하는 세종학당 같은 기관들이 중요하다. 사물놀이의 원류인 한국을 뛰어넘는 우수한 외국인 명인들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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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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