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가 은퇴한 팀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39)의 등번호 8번과 24번을 영구 결번하는 행사를 거행했다. 브라이언트는 레이커스 역사상 단 10번째로 영구 결번된 선수가 됐다. 한 선수의 등번호 2개가 같은 팀에서 영구 결번된 것은 NBA 역사상 브라이언트가 처음이다.

레이커스는 18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홈경기 해프타임 시간에 브라이언트를 위한 영구 결번식을 가졌다. 브라이언트가 은퇴 당시 기고했던 ‘농구에게(Dear Basketball)’라는 편지와 코비 브라이언트의 어린 시절 꿈이 애니메이션으로 코트 위 빅 스크린에 비춰졌다.

이어 브라이언트가 팬들의 환호와 기립박수 속에 입장하자 레이커스의 전설 매직 잔슨이 마이크를 잡고 브라이언트가 선수로서 이뤄낸 수많은 업적들을 소개한 뒤 “앞으로 ‘제2의 코비’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잔슨을 비롯, 샤킬 오닐, 제리 웨스트, 빌 러셀, 카림 압둘-자바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어 그의 8번과 24번 저지가 등장, 이미 영구 결번된 윌트 체임벌린(13번), 엘진 베일러(22번), 게일 굿리치(25번), 매직 잔슨(32번) 압둘 자바(33번), 샤킬 오닐(34번), 제임스 워디(42번), 제리 웨스트(44번), 자말 윌크스(52번)의 저지와 함께 스테이플스센터 코트에 걸렸다. 브라이언트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은 8번을, 이후 2016년까지 다음 10년간은 자신이 고교 시절 사용했던 24번을 달고 뛰었는데, 8번을 달고 1만6,777득점, 24번을 달고 1만6,866득점 등 거의 동일한 수준의 활약을 했고 레이커스는 두 번호를 모두 결번시키기로 결정했다.

브라이언트는 NBA 사상 20년 이상 한 팀에서 뛴 유일한 선수로 기록됐으며 레이커스에서 20년간 18차례 올스타로 꼽히고 5차례 NBA 챔피언에 등극했으며 레이커스 역사상 득점(3만3,643), 경기(1,346), 3점슛(1,837), 스틸(1,944), 자유투(8,378)를 비롯해 수많은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브라이언트의 3만3,643득점은 카림 압둘-자바(3만8,387)과 칼 말론(3만6,928)에 이어 NBA 통산 3위에 해당된다.

브라이언트는 “이탈리아에서 자라날 때부터 내 저지가 (영구 결번으로) 걸리게 되는 것을 꿈꿔왔지만 2개가 걸리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면서 “레이커스가 내게 엄청난 영광을 안겨줬다. 팬들의 열정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브라이언트는 오는 2012년이면 농구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이 생긴다.

한편 레이커스는 이날 경기에서 챔피언 워리어스를 상대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가는 선전을 했으나 결국 114-116으로 석패했다. 간판스타 스텝 커리가 발목부상으로 결장 중인 워리어스는 케빈 듀란트가 36득점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 등 트리플더블급 맹활약으로 팀을 이끌었다. 레이커스는 카일 쿠즈마가 25점을 뽑아냈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