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비 줄줄이 내리는 황혼의 거리를
우리들은 동지의 관을 메고 나간다
만장도 명장도 세우지 못하고
수의조차 못 입힌 시체를 어깨에 얹고
엊그제 떠메어 내오던 옥문을 지나
철벅철벅 말없이 무학재를 넘는다
비는 퍼붓듯 쏟아지고 날은 더욱 저물어
가로등은 귀화 같이 껌벅이는데
동지들은 옷을 벗어 관 위에 덮는다
평생을 헐벗던 알몸이 추울성 싶어
얇다란 널조각에 비가 새들지나 않을까 하여
단거리 옷을 벗어 겹겹이 덮어 준다
Upon the road, misty rain drizzles in the dusk
We march, pole bearing the casket of a comrade
In vanguard, none the banner carried death`s name
On our shoulders is the casket naked corpse lay in
Pass`d by the gate of hell once h`d been imprisoned
Splashing the rain, wordlessly we cross Muhak Hill
Pouring rain quickly changed dusk to dark
Street light is flaring like ghosts’
Pals tossed their casual outfits over the casket
Lest should he catch cold, sip into the fragile
Casket, get him wet, who was poorly dressed all
His life. Clothes piled up, covered the casket
심훈(沈薰, 1901-1936) 영문번역(변만식)
시인 심훈은 이육사나 윤동주를 두 세대나 앞서간 저항시의 선구자였다.“그날이 오면 밤하늘을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 받아 울리 오리라.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 조각이 나도 “(그날이 오면에서) 실로 불덩어리와 같은 항일운동의 투사요 전사였다. 35년이란 짧은 생애를 사는 동안 그는 시인이요, 영화제작가요 동아,조선일보에서 활약한 정예 신문기자였다. 서울 노량진에서 태어나서 17세에 왕족과 결혼하고 교동소학교 와 제일고보를 졸업하고 중국과 일본에 유학한 엘리트였다. 항상 로이드 안경을 쓰고 다니던 트렌디한 신사였다 한다.
<
변만식 윤동주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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