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O‘살인음식’ 지목, 대대적 추방 캠페인
‘세계보건기구’(W.H.O.)가 ‘트랜스 지방’(Trans Fat)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W.H.O.는 지난 14일 2023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트랜스 지방 사용을 근절하기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트랜스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인 식물성 기름을 가공식품으로 제조하면서 생성되는 지방이다. 제조 과정에서 노화 현상을 막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는 과정에서 트랜스 지방이 생성된다. 식물성 마가린과 쇼트닝 등 유제품 제조에 트랜스 지방이 주로 사용되는데 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트랜스 지방 섭취로 인한 동맥 경화, 고혈압과 심근 경색 등의 질환으로 해마다 수백만 명을 조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살인 음식’으로 피해야 할 음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 비용이 낮고 유효 기간이 길어 개발 도상국가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W.H.O.의 트랜스 지방 근절 캠페인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지원하는 세계 보건 그룹 ‘바이탈 스트래터지스’(Vital Strategies)와 파트너십을 이뤄 진행될 계획이다.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2006년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전국에서 처음으로 트랜스 지방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현재 트랜스 지방은 인도, 파키스탄 등 동남아시아 개발 도상국가들에서 사용이 일상화되어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식품 제조 업체들이 식용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트랜스 지방 규제와 관련 정책이 전무하다시피 해 소비자들이 트랜스 지방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트랜스 지방이 저가 식용유인 ‘바나스파티’(Vanaspati)의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요리 후 재사용하는 식당이 많아 높은 심장 질환 관련 사망률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의학 저널 ‘영양’(Nutrition)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성의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영국 남성보다 약 62%나 높은데 바로 트랜스 지방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인도 정부도 트랜스 지방의 위험을 인지하고 있지만 식품 업계의 강력한 로비로 인해 규제 노력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W.H.O.는 해당 국가 정부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트랜스 지방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통해 트랜스 지방 사용 규제 정책을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란체스코 브란카 W.H.O. 수석 영양학자는 “건강한 식용유로 전환하는 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트랜스 지방이 사용된 식용유와의 맛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사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덴마크, 스위스, 캐나다, 영국, 미국 등 서구권 국가에서는 이미 트랜스 지방을 규제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약 3년 전 ‘식품 의약국’(FDA)이 트랜스 지방 규제를 발표한 바 있고 그 이전인 2006년부터 각 식품 제조 업체를 중심으로 트랜스 지방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자체적으로 이뤄져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다음 달부터 모든 음식에 가공 제조된 트랜스 지방이 사용될 수 없고 태국도 수주 내에 트랜스 지방 규제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학술지 ‘미국 의학 협회 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에서는 트랜스 지방 규제 시행 3~4년 뒤 심장 질환과 뇌졸중 발병률이 급격히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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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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